[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의 '일국양제'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 홍콩증권거래소(HKEX)의 찰스 리 최고경영자(CEO)가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며 자신은 일국양제 '지지자'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날 리 CEO는 일국양제의 결함을 주장한 발언과 관련, 이로 인한 혼란에 사과한다는 뜻을 밝히고, "나는 한 국가 두 체제의 가장 큰 지지자"라며 기업인으로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언 의도는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배경을 이해시키고 홍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리 CEO는 그러면서 "기사가 발화자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번역돼 보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국양제는 완벽하게 설계됐지만 단지 실행에서 문제가 있을뿐이라고 했다.
리 CEO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행사 연설에서 "최근 홍콩의 혼란은 일국양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중국은 홍콩이 '일국'을 충실히 지킬 것이라 믿은 적이 없으며, 이러한 불신 때문에 중국이 실질적으로 '양제'를 허용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고위급 인사가 일국양제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의 발언 이후 중국 측에서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분노케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국양제는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한 국가 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2개 체제를 공존시킨다는 의미로, 중국 정부의 홍콩·마카오 통치원칙이자 대만 통일원칙을 뜻한다.
찰스 리 홍콩증권거래소(HKEX)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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