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자산관리인 'KBS-검찰' 유착 의혹 제기
"조사위원회 꾸미겠다"는 사측에... KBS 내부 '부글부글'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KBS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이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의 자산관리인을 인터뷰한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왜곡 편집했다는 의혹에 반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유 이사장이 제기한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에 대해 외부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했다가 일선 기자들이 반발하자 “자체점검 실시”로 돌아섰다. ‘김경록 인터뷰’로 시작된 논란은 KBS 내부 반발로까지 이어지며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9.04 kilroy023@newspim.com |
◆ 알릴레오-KBS, 각각 인터뷰 내용 공개... “왜곡 보도 없었다”
앞서 유 이사장은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KBS가 자산관리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도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보도되지 않은 KBS와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검찰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KBS와 검찰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KBS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알릴레오 제작직은 10일 유 이사장과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가 나눈 약 90분 분량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유 이사장과의 대화에서 “KBS에서 인터뷰를 하고 (검찰 조사실에) 들어왔는데 그 인터뷰를 한 내용이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 있는 것을 우연찮게 보게 됐다”며 “그러니까 언론하고 검찰은 매우 밀접(한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이에 KBS 또한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김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10일 진행됐다.
KBS는 “인터넷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정해진 방향에 맞춰 녹취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계속됨에 따라 KBS는 김 차장과의 인터뷰 내용 전문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인터뷰 당시 상황과 관련해서는 “KBS는 인터뷰 전후로 김 차장에게 기사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며 “인터뷰 내용은 인터뷰 다음날인 9월 11일 'KBS 뉴스9'를 통해 2개의 리포트로 제작돼 방송됐다”고 부연했다.
인터뷰 내용 검찰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김씨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이 필요했다”며 “결론적으로 검찰 확인 과정에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얘기했다거나, 검찰이 알지 못하던 내용을 전달한 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KBS '뉴스9' 방송 화면 캡처] |
◆ '인터뷰 유출' 의혹에 KBS"조사위원회 구성"... 기자들 "우리 못믿나"
양측이 인터뷰 녹취록을 각각 공개했지만 공방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KBS 내부에서는 사측이 내놓은 추가 입장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KBS는 9일 유시민 이사장이 제기한 ‘인터뷰 유출 의혹’과 관련해 “외부 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최근 의혹이 제기된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취재·보도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내부에서는 일선 기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KBS노동조합은 “KBS 직원도 아닌 논객 유시민의 말을 우리 기자보다 더 믿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KBS는 10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위원회 구성 대신 “우선적으로 보도본부 자체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KBS는 ‘조국 법무부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 구성과 관련해서도 “‘법조팀 배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구체적인 구성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법조팀을 보강한 특별취재팀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