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시장에서 삼성 화웨이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
9월 30일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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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아프리카 휴대전화 시장 최강자’ 트랜션 (深圳傳音控股 ·Transsion)이 30일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에 상장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2006년 홍콩에서 창립한 트랜션은 창립 초기부터 신흥국 시장에 집중해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트랜션은 이번 주식 공개를 통해 최소 8000만 주를 발행해 30억 1100만 위안(약 5061억원)을 차입한다는 계획이다. 공모가는 35.15위안(약 5900원)으로 정해졌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트랜션은 2006년 홍콩에 설립했다. 창업자이자 현 CEO인 주자오장(竺兆江)은 중소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서 일하면서 신흥국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길로 함께 일하던 동료 몇 명과 함께 창업에 뛰어든다. 1년간의 제품 개발 기간을 거치고 다음 해인 2007년부터 아이텔(itel)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고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나선다.
트랜션은 철저히 ‘현지화’에 고집했다. 아프리카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격대를 얼마에 맞춰야 하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탄생한 히트 상품이 바로 여러 개의 심(SIM)카드를 탑재할 수 있는 ‘듀얼심 모델’이다.
아프리카에선 통신사가 다른 사용자 간 통화요금이 매우 비싸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전화 때마다 통신사에 맞춰 심 카드를 교체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트랜션은 이러한 소비자의 이용습관에 주목해 제품을 만들어 냈다.
시장 진출 전략 또한 세심하게 짰다. 트랜션은 소위 ‘포위 작전’을 펼쳤다. 삼성과 노키아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도시를 피해 외곽인 농촌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브랜드 보다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피부색이 짙은 아프리카 인들을 위해 자동으로 피부색 보정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 음악을 좋아하는 아프리카 인들을 위해 특화된 모바일 음악 앱 붐플레이뮤직(Boo mplay Music)을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이 같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트랜션의 3대 브랜드인 테크노(Tecno), 아이텔(itel), 인피닉스(Infinix)는 아프리카 매체가 발표한 ‘2018~2019년 아프리카 소비자 선호 브랜드 100선’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시장분석기관 IDC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트랜션의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각각 48.71%로 삼성, 화웨이(華爲)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휴대전화 출하량은 1억2400만대로 출하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7.04%를 기록했다.
상하이 증권감독위원회(증감회)에 제출된 상장신청서에 따르면 트랜션의 2019년 상반기 매출은 105억 400만 위안(약 1조 8034억원), 순이익은 8억1800만 위안(약 1373억원)으로 드러났다.
2018년 연간 매출은 226억4600만 위안(약 3조 8869억원), 순이익은 6억5700만 위안(약 1104억)을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도 연간 순이익을 이미 뛰어넘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지적 재산권 침해 논란은 대표적인 불안요소로 꼽힌다. 23일 화웨이는 선전(深圳) 법원에 트랜션과 자회사 5곳을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고소했다.
지적 재산권 전문기관인 더가오항(德高行)의 바이보(白波) 이사장은 “그동안 트랜션이 지적재산권 보호가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시장 확대에 따른 지적 재산권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랜션이 밝힌 중국 내 특허는 총 630건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저작권도 286건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업계 경쟁자인 삼성, 화웨이, 샤오미(小米)의 평균 보유 건수 1만 건에 크게 모자란 수치다.
상장 첫날인 30일 중국 커촹반 증시에서 트랜션(N傳音, 688036)의 주가는 64.44%오른 57.80 위안을 기록했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