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청, 구시장 철거심의 가결...철거승인 앞둬
상인-수협 150여건 고소...진행 중인 것만 50여건 이상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동작구 구(舊) 노량진수산시장 내 점포가 10차 명도집행으로 2년여 만에 모두 폐쇄됐지만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구시장 부지 철거가 임박한 가운데 상인들은 부지를 사수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명도집행 과정에서의 충돌로 경찰이 수사 중인 고소·고발 사건도 50여건에 이르면서 구시장 상인들과 수협중앙회 간 갈등이 2차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 구시장 부지 폐쇄·철거 심의 가결...철거 승인만 앞둬
동작구청은 27일 “수협이 신청한 철거심의가 의결에 따라 가결됐다”고 밝혔다. 철거심의는 철거승인 전 단계다. 철거심의가 통과됨에 따라 남은 절차는 철거승인 뿐이다. 철거승인까지 통과되면 구시장 부지에 대한 합법적 철거가 가능해진다.
수협은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대로 철거승인신청서(철거멸실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수협은 구시장에 머물고 있는 상인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구시장을 폐쇄하고 철거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옛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이뤄진 '공실관리'에 상인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김현우 기자> 2018.09.21 withu@newspim.com |
수협 관계자는 “현재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있고, 조만간 철거승인 요청을 통해 철거에 돌입할 것”이라며 “시장 출입 통제부터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시장 상인들은 부지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수협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구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는 “아직까지 시장 상인 80여명이 그곳에 있다”며 “명도집행이 완료됐다지만 상인들은 오히려 시장을 지키겠다는 각오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간 구시장 상인들과 수협은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둘러싸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달 9일 10차 명도집행으로 구시장에 남아 있던 10곳의 점포가 모두 폐쇄됐지만, 10차례에 걸친 명도집행 과정에서 양측 간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5월 20일 6차 명도집행 당시 한 상인이 명도집행 인력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6월 27일 진행된 7차 명도집행에서는 집행 인력이 항의하는 상인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상인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시민대책위는 명도집행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협은 “법원에서 이의제기를 기각 판단했다”며 명도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3년 동안 150여건 고소·고발...경찰 수사 중인 것만 50건 이상
오랜 기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구시장 상인과 수협이 폭행 혐의로 서로를 고소·고발한 것만 150여 차례에 달한다. 구시장 상인과 수협은 명도집행 과정 등에서 서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3년 동안 100건 넘게 경찰에 고소했다. 직원이 맞았는데 어떻게 고소를 안할 수 있냐”며 “시장 상인들 중에는 폭행으로 구속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경찰서 /뉴스핌DB |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노량진수산시장에 폭력과 인권침해가 난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폭행 혐의로 경찰에 50건 이상 고발 조치했고, 이중 7명은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했다.
현재 관할인 동작경찰서에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것만 50건이 넘는다. 동작경찰서는 형사과 내 구시장 관련 사건만 전담 수사하는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갈등이 아직 끝나지 않아 현재까지도 계속 고소·고발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수사 중인 것만 50건도 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어렵고 민감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최대한 공정하게 수사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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