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플러스·디즈니플러스, 나란히 11월 데뷔전
공격적 투자·막강한 화력·저렴한 요금제 강점 꼽혀
[편집자] “넷플릭스를 잡아라.” 넷플릭스 반대 세력들이 결의를 다지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옵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 OTT) 시장이 넷플릭스 대 반(反)넷플릭스로 갈라진 형국입니다. 해외에선 애플과 디즈니가 넷플릭스 잡기에 나섰고, 국내에선 토종 사업자들이 세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 업계가 직면한 고민은 무엇이고, 한류 콘텐츠와 토종 OTT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OTT戰] 시리즈를 통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190개국 가입자 총 1억5100만명. 넷플릭스가 틀어쥔 OTT 시장이 11월 커다란 변화를 맞는다. 공격적 투자를 이어온 애플TV+(플러스)가 1일 마침내 론칭하고 12일엔 콘텐츠 공룡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한다. 후발주자인 두 회사는 '기묘한 이야기' 등 오리지널 콘텐츠로 재미를 본 넷플릭스를 끌어내리기 위해 불꽃 튀는 전쟁을 예고한 상황. 두 회사가 선두에 세운 대표 콘텐츠를 미리 만나봤다.
◆ 애플 진영 : 공격적 투자+콘텐츠로 넷플릭스 뚫어라
'모닝쇼'의 제니퍼 애니스톤 [사진=애플TV+ 유튜브 공식채널 캡처] |
오는 11월 1일 북미 포함 100여개 국가에 동시 서비스되는 애플TV플러스의 라인업은 대대적 물량공세로 그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선점한 OTT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 애플TV플러스 라인업에 60억달러(약 7조2000억원)가 투입됐다. 걸출한 연기파와 세계적 스타를 영입한 건 물론이다.
영화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가 출연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시(See)'는 회당 제작비가 1500만달러(약 180억원)에 달한다. 바이러스가 인류를 말살한 뒤 600년 뒤 세상을 그린 이 SF는 애플TV플러스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주목된다.
[표=김세혁 기자] |
애플TV플러스가 미는 또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 '모닝 쇼'는 캐스팅이 오로지 연기파로만 구성됐다. 아카데미상 수상자 리즈 위더스푼을 시작으로 에미상 수상자 제니퍼 애니스톤, 골든글로브를 거머쥔 스티브 카렐이 삼각편대를 짰다. 이 구성만으로도 애플TV플러스에 흥미를 느낀다는 예비 시청자가 적잖다.
'디킨슨' 중에서 [사진=애플TV+ 유튜브 공식채널 캡처] |
'디킨슨'은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모티브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다. 제83회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타이틀롤을 맡았다. 1800년대 후반 미국사회가 안고 있던 각종 문제에 대담하게 접근했던 에밀리 디킨슨의 시각을 명쾌하게 담았다. 코믹한 설정과 영화같은 화면이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대작 '하우스 오브 카드' 시리즈와 DC코믹스 원작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유명한 조엘 킨나만도 애플TV플러스 라인업의 주요 배우다. 그가 출연한 '포 올 맨카인드'는 '스타트랙' '미션 임파서블'의 로널드 D.무어가 제작한 우주SF다.
영화 '식스센스' '23아이덴티티'의 거장 M.나이트 샤말란이 빚어낸 스릴러 '서번트'와 오프리 윈프라가 본인 이름을 걸고 출연하는 토크쇼, 마블 '캡틴 아메리카'의 닉 퓨리 역 사무엘 L.잭슨, 팔콘 역 안소니 마키가 출연한 '더 뱅커'도 눈길을 끈다.
'스누피 인 스페이스'와 '헬프스터' 등 어린이 시리즈도 출격 대기 중이다. 이웃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아이들 시각으로 다룬 '고스트 라이터'도 기대가 쏠린다.
◆ 디즈니 진영 : 막강한 콘텐츠로 승부 낸다
마블과 픽사, 루카스필름, 폭스 등 막강한 자회사를 휘하에 둔 디즈니는 화력으로 넷플릭스를 잡으면서 애플까지 견제한다는 작전이다. 이미 마블 콘텐츠만으로 극장가를 평정한 디즈니의 화력은 애플, 넷플릭스와 비교해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실제로 디즈니가 애플, 넷플릭스보다 월등한 부분은 세계적인 인기 캐릭터와 이들을 활용한 영화, TV시리즈 등 콘텐츠다. 최근 넷플릭스, 애플과 OTT 결전을 앞두고 공개한 홍보영상에는 시청자들을 흥분시킬 디즈니의 무한한 콘텐츠가 담겨있다.
핵심은 역시 마블 콘텐츠다. 2020년 공개되는 ‘팔콘&윈터솔져’를 비롯해 2021년 ‘완다비전’ ‘로키’ ‘왓 이프’ ‘호크아이’가 연이어 스트리밍된다. 마블 팬들이라면 디즈니플러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디즈니는 OTT 시장 참전 전부터 공언한대로 '겨울왕국2' 같은 자사의 최신 영화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한다. 별도 가입이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 성인물과 스포츠콘텐츠에 최적화된 훌루, ESPN을 거느린 점도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는 요즘 뚜렷한 장점이다. 폭스TV 산하의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통해서는 양질의 다큐멘터리를 기대할 수 있다.
'All of your favorites'. 콘텐츠에 대한 디즈니의 자신감을 함축한 표현 [사진=유튜브 디즈니플러스 공식채널 캡처] |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의 위력을 잘 아는 넷플릭스는 하반기 힘겨운 싸움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마틴 스콜세지 등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준비했다.
애플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인 6000원(4.99달러)이면 1개월간 화질에 관계없이 애플TV플러스 콘텐츠가 손에 들어온다. 경쟁자인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월 2달러를 더 내야 한다. 더욱이 한 계정으로 6명까지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입장에선 파격을 넘은 위협으로 다가올 만하다.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