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 50여 년 간 포장마차, 거리가게(노점상)가 무질서하게 난립해 보행자들이 그 사이를 위태롭게 걸어 다녀야했던 서울 영등포역 앞 영중로(영등포역 삼거리~영등포시장 사거리구간)가 걷기 편한 보행친화거리로 재탄생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사업지 5곳 중 1호인 '영등포역 앞 영중로'에 대한 보행환경 개선 공사가 완료돼 이날 오전 영등포역 앞에서‘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 준공식’을 개최한다.

영중로 일대는 50여년 간 거리가게가 최대 70여개가 운영된 서울의 대표적인 거리가게 밀집 지역이었다. 좁은 보도 위에 빽빽히 포장마차 등이 들어서 보행에 불편했으며 거리가게에서 발생하는 냄새와 소음 등으로 보행환경도 좋지 못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영중로 일대를 보행환경 개선 시범사업지역으로 지정하고 거리가게 철거와 보도확장, 버스 정류장 통폐합 등을 단행했다. 사업 추진 당시 신세계 백화점 에쉐르 쇼핑몰 앞 일대에 있던 거리가게는 총 45개로 영중로 내에서 혼잡도가 덜 한 영등포시장 사거리 부근으로 위치를 이동해 질서정연하게 들어섰다. 규격을 통일(가로 2.1m, 세로 1.6m)하고 간판도 정비해 허가된 하나의 가게로서 모습을 갖췄다.

거리가게가 있던 보도는 폭이 최소 2.5m 이상 넓어져 시민들이 걷기 좋은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노후한 보도를 정비하고, 가로수도 절반으로 줄여(52주→26주)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루 유동인구 31만명, 40여개 노선이 지나 러시아워 시간대 버스를 타려면 차도까지 나와야 했던 위험천만한 버스정류장도 4곳에서 2곳으로 통폐합되고 대기공간을 확장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게 됐다.

영중로 개선 전·후 현장 사진 [사진=서울시]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이러한 변화를 축하하는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거리가게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박원순 시장은 주민, 상인, 거리가게 대표, 영등포구청장과 함께 ‘길, 소통과 상생으로 다시 태어나다. 탁트인 영중로!’를 글씨가 새겨진 판넬을 드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시내 거리가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보행 환경을 고치고 있다. 지난해 6월 시는 △가로시설물 설치기준 준수 △전매전대 금지 △운영자교육 △점용료 산정 및 부과 징수 등을 골자로 하는 '서울시 거리가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정요건을 갖춘 거리가게에 대해 도로점용허가를 하는 ‘거리가게 허가제’ 정책을 전면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거리가게 총 6522개소 중 우선 도로점용허가가 가능한 거리가게 3500여 개소(기허가 1690개소 포함)를 대상으로 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영중로 이외에도 올 3월 중랑구(태릉시장), 동대문구(제기역 일대)를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사업지로 선정한 데 이어 종로구(동대문역 일대)와 관악구(신림역 일대)도 추가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원순 시장은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거리가게 허가제 사업의 첫 결실이자 시민의 보행권과 거리가게 생존권 확보를 동시에 이룬 상생·공존 모범 모델”이라며 “영중로 사례가 ‘서울시 거리가게 허가제’ 정책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서울을 걷기 편한 보행 편의도시로 만들어 가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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