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소미아 언급 먼저 꺼내, 韓 “검토 중”
고노 “앞으로도 협력하고 대화하고 싶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양자회담을 가졌으나 강제 징용과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 등을 놓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베이징 구베이수이전에서 35분간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가운데, 자국 국기 앞에 나란히 선 3국 외교장관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 2019.08.21 |
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결정을 강행한 데 유감을 표하며 일본 정부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강 장관은 한일 당국 간의 수출 규제 관련 대화가 조속히 성사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 측의 노력을 요구했고,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의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고노 외무상은 강제 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배상 청구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신속한 시정을 요구했다. 그는 또 한국 내 일본인들의 안전에 대해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길 촉구했다.
회담이 끝난 후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만난 강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말한 뒤 회담장을 떠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체적으로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됐다”며 “고노 외무상이 지소미아와 관련해 먼저 말을 꺼냈고 강 장관은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노 외무상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일본 기자들과 따로 만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제해결을 위한 진전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협력하고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 외교장관의 양자회동은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에서 만난 뒤 처음이다. 당시에도 양측은 입장차만 확인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전날에도 오후부터 만나 만찬까지 같이했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오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때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손을 잡아끌며 친근감을 표했으나 이들은 어두운 표정이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