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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 감독, 역사 왜곡 논란 해명…"신미 조명하려고 만든 영화 아니다"

기사입력 : 2019년07월29일 09:36

최종수정 : 2019년07월29일 10:48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나랏말싸미’ 조철현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조 감독은 29일 ㈜영화사 두둥을 통해 “이 영화는 세종대왕이 문자를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의 애민정신과 군주로서 위대해져 가는 과정을 극화한 것”이라며 “훈민정음 서문에 ‘맹가노니’란 구절로 압축되듯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일의 어려움과 가치를 생각해보자는 것이 이 영화의 취지”라고 밝혔다.

영화 '나랏말싸미'를 연출한 조철현 감독 [사진=뉴스핌DB]

이어 “신미를 발굴해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으로 조명하려고 이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세종대왕의 내면에서 벌어졌을 갈등과 고민을 드라마화하려면 이를 외면화하고 인격화한 영화적 인물이 필요하다. 마침 신미란 실존 인물이 그런 조건을 가지고 있어서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미는 훈민정음 창제 과정의 역사적 공백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세종대왕의 상대역으로 도입된 캐릭터다. 이 과정에서 신미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면서도 “물론 실존 인물 신미는 세종대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며 관련 역사 기록, 기사 등을 근거로 들었다.

조 감독은 “수십 년간 세종대왕과 한글을 마음에 품고 살아왔다. 세종대왕을 폄훼하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하며 “한글을 탄생시키기까지 세종대왕의 모습과 인간적인 면모를 그리고자 했다. 그 위대함이 어떤 희생을 딛고 나온 것인지, 그렇기에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지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소통과 노력 부족으로 이런 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다”며 “배우들, 스태프들은 이 영화가 세종대왕과 한글의 위대함을 영화적으로 그리는 작품이라 믿고 함께 했다. 그것이 저와 그들의 진심이다. 그분들의 뜻까지 오해받고 있어서 무척 아픈 지점이다. 부족함은 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 감독의 입장 전문이다.

<나랏말싸미>를 연출한 조철현입니다.

이 영화는 세종대왕이 문자를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영화입니다고뇌와 상처번민을 딛고 남은 목숨까지 바꿔가며 백성을 위해 문자를 만들어 낸 그의 애민정신과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군주로서 위대해져 가는 과정을 극화한 것입니다그리고 세종대왕께서 직접 쓴 훈민정음 서문에 있는 맹가노니라는 구절로 압축되듯이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일의 어려움과 가치를 생각해보자는 것이 이 영화의 취지입니다.

우리는 실존했지만 역사 속에 감춰져 있던 신미라는 인물을 발굴하여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으로 조명하려고 이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세종대왕께서 혼자 한글을 만드셨다 하더라도 그 내면에서 벌어졌을 갈등과 고민을 드라마화하려면 이를 외면화하고 인격화한 영화적 인물이 필요한데마침 신미라는 실존 인물이 그런 조건을 상당히 가지고 있었기에 채택하였던 것입니다조선왕조실록에 1443년 12월 30일 임금이 친히 새 문자를 만들었다는 기록 이전에 아무것도 없는훈민정음의 창제 과정의 역사적 공백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신미는 그 공백을 활용한 드라마 전개에서 세종대왕의 상대역으로 도입된 캐릭터입니다이 과정에서 신미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습니다.

물론 실존 인물 신미는 세종대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입니다신미의 동생이자 집현전 학사이기도 했던 김수온의 문집[식우기중 ‘복천사기’에 세종대왕께서 신미를 산속 절로부터 불러내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는 기록이 있고실록만 보더라도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이 스승처럼 모셨으며 세종대왕이 돌아가시기 두 달 전 신미를 침실로 불러 법사(法事)를 베풀었다는 기사들이 있습니다세종대왕의 유언으로 그에게 선교종 도총섭 밀전정법 비지쌍운 우국이세 원융무애 혜각존자라는 칭호를 내리기도 했습니다우국이세(祐國利世)는 나라를 돕고 세상을 이롭게 한 자라는 뜻입니다그리고 몇 년 뒤세조가 불경을 새 문자로 번역하기 위해 세운 간경도감의 책임자가 되어 학열학조 등 제자들과 함께 <능엄경언해>를 비롯한 언해불경(불경을 언문’ 훈민정음으로 옮기는 일)에 서문과 이름을 남겼습니다이런 근거 위에신미가 범어를 비롯한 외국어에 능통했고 대장경을 깊이 공부했다고 언급한 실록 기사들까지 감안하면 1443년 12월 이전의 역사 공백을 개연성 있는 영화적 서사로 드라마화할 만한 근거는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수십 년간 세종대왕과 한글을 마음에 품고 살아왔습니다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해 반감을 표하는 분들의 마음을 압니다그러나 제작진의 마음과 뜻은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폄훼하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오히려 위대한 문자인 한글을 탄생시키기까지가장 과학적인 원리로 만들고자 했으며가장 배우기 쉬운 문자를 만들기 위해 직접 글자의 디자인 원칙을 제시하고 디자인 과정을 주도했으며누구나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들기 위해 글자 수까지 줄이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모습과신분과 신념의 차이에 연연해하지 않고제왕의 권위까지 버리면서 백성을 위해 처절하게 고민했던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리고자 했습니다그의 위대함이 어떤 희생을 딛고 나온 것인지그렇기에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지 그리고자 했습니다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소통과 노력의 부족으로 이런 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던 점을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생했던 스태프들은 이 영화가 세종대왕과 한글의 위대함을 영화적으로 그리는 작품이라 믿고 함께 하였습니다그것이 저와 그들의 진심입니다그분들의 뜻까지 오해받고 있어서 무척 아픈 지점입니다부족함은 저의 몫입니다.

끝으로 관객 여러분의 마음을 존중하고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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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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