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제네바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리비아 지중해 연안에서 25일(현지시간) 난민선 2척이 전복해 약 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올해 지중해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다.
구조된 난민들이 수습된 사망자 시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엔난민기구(UNHCR)와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수역에서 이민자 약 300명을 태운 목선 2척이 전복했다고 전했다. 당시 선박 3척이 줄로 연결해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물에 빠졌던 147명은 구조됐지만,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약 150명은 아직 실종 상태여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찰리 악슬리 UNHCR 대변인이 밝혔다. 지금까지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수습한 시신은 1구 뿐이다.
사고 선박에는 에티오피아 북부 도시 에리트리아,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국가, 아랍 국가 등에서 온 이민자들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사망자나 실종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UNHCR의 추정이 맞다면 올해 지중해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명 피해 사고가 될 전망이다. 또한 올해 지중해를 건너려던 난민 사망자 수가 이미 600명을 넘어 6년 연속 연간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리비아 인근 바다에서 117명이 실종 또는 사망했으며 5월에는 탄자니아 근해에서 65명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및 중동 이민자 및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기 전 주로 경유하는 곳이다.
악슬리 대변인은 이번 사고 생존자들이 리비아에 있는 2개 구금 시설로 송환됐다며 이들이 그 곳에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금시설에는 식량과 물이 부족하고 위생상태도 열악하며 인권 유린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달 초에는 트리폴리에 위치한 한 난민 수용시설이 공습을 받아 난민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UNHCR은 이 시설이 폐쇄됐다고 밝혔으나,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이 계속 이 시설로 송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활동가들은 유럽연합(EU) 정치인들이 이민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우려해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유럽은 한 해 100만 명 이상의 이민자와 난민이 유입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민자와 난민의 유럽 첫 도착지인 이탈리아에 2018년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욱 강경한 이민 봉쇄 정책이 이행되고 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구조된 난민들이 트리폴리로 송환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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