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수사 ‘검찰총장급’으로 격상
재계 수사 주름잡은 ‘재벌 저승사자’로 통해
적폐수사에 소흘해온 민생·공정거래 수사 강화 전망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해온 삼성, 현대차, 코오롱 등 대기업 수사가 ‘검찰총장급’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전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에 대한 인사발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0일 내 청문회가 열리고, 검찰 측도 이를 위해 본격 준비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검찰총장인 만큼, 사실상 인사가 확정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비롯해 현대차 엔진결함·은폐 의혹, 인보사 케이주(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등에 대한 대기업에 대한 수사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가 검사장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를 해온데다, 대기업이라는 측면에서다. 특히 윤 후보는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재계 수사를 주름잡은 ‘재벌 저승사자’로 통해왔다.
단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진두지휘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시켰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 부회장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전합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최 씨의 뇌물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이와 함께 윤 후보는 2006년 정몽구 현대차 회장 비자금을 수사했다.
윤 후보와 함께 정 회장을 구속시킨 검사는 윤대진 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윤 국장은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국장은 윤 후보와 함께 ‘대(大윤)’, ‘소(小윤)’으로 불릴 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것과 동시에 검찰 내 ‘강골 특수통’으로도 유명하다.
단적으로, 윤 국장은 정 회장 구속 시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을 찾아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동반 사직서를 내걸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형진휘 부장검사)는 ‘엔진결함 은폐·늑장 리콜’ 의혹으로 신종운 전 현대차 품질총괄 부회장을 소환 조사하며 수사 정점을 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인보사 사태에 출국이 금지된 이웅렬 전 회장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원료 성분을 고의로 속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아낸 의혹으로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최근 이 전 회장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와 별개로 이 전 회장은 오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차명 주식 미신고 등 혐의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법조계에선 윤 후보가 기업 수사 및 공정거래법 등을 중시하는 만큼, 재계 수사와 함께 민생수사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검찰총장은 민생수사를 강조해왔으나 문재인 정권 초기 ‘적폐수사’에 밀려 정작 서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