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타이증권 런던거래소에서 GDR 발행,20일부터 거래시작
중국과 영국 우량 상장사 A주와 런던에서 상장 및 거래 기대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 상하이 증시와 영국 런던 증시를 연계하는 '후룬퉁' 제도가 4년여의 준비 끝에 오늘 공식 개통됐다.
중국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1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후룬퉁 개통 기념식이 개최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 화타이(華泰)증권이 런던 증시에서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DR)을 발행, 후룬퉁 거래의 첫 '테이프'를 끊게 됐다.
화타이증권은 최대 8천250만 주의 GDR을 발행, 약 16억92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가격은 주당 20.5달러로 책정됐다. GDR 발행 규모는 전체 주식 자본의 10% 수준이다. 거래는 20일부터 시작된다.
◆ 후룬퉁 거래란, 중국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후룬퉁(滬倫通)이란 상하이를 뜻하는 한자 '후(滬)'와 런던을 뜻하는 중국어 한자의 첫 글자 '룬(倫)', 통한다는 뜻의 중국어 '퉁(通)'을 합해 만든 합성어다. 현재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상하이-홍콩 주식교차 매매 제도 '후강퉁(滬港通)', 선전-홍콩 주식 교차 매매 제도 '선강퉁(深港通)'과 유사한 개념이다.
중국과 영국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후룬퉁 제도 시행을 준비해왔다. 2018년 개통을 확정했고, 첫 번째 케이스인 화타이증권도 준비를 완료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정식 출범이 올해로 미뤄지게 됐다.
후룬퉁은 먼저 시행된 후·선강퉁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후선강퉁 역시 중국 본토 증시와 역외 시장을 연계한다는 자본시장 개방의 의미가 있지만, 홍콩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한 외국 시장으로 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런던거래소는 완전한 외국 자본시장으로 중국 증시와 연계는 A주 개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더욱 확실하다.
후룬퉁을 통해 중국과 영국의 경제 금융 협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은 유럽 국가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이다. 런던거래소는 유럽 최대, 세계 4대 증권거래소다. 런던은 또한 홍콩의 뒤를 이어 세계 2대 역외 위안화 허브다. 후룬퉁 개통으로 영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A주 주식을 위안화로 거래한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뿐 아니라, 위안화의 국제 수요 확대로 이어져 위안화의 국제화가 촉진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상장기업 투자자 요건 까다로워, 간접투자 방식
후룬퉁의 거래 방식도 후·선강퉁과는 많이 다르다. 후·선강퉁은 투자자들이 이 제도를 통해 직접 중국과 외국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지만, 후룬퉁은 런던과 상하이 상장사가 상대 시장에 DR을 발행하고 투자자가 이를 거래하는 간접적 투자 방식을 취한다.
상하이거래소 상장 기업이 런던거래소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에 발행하고, 이는 런던거래소에 설립된 상하이 A보드(Shanghai Board A)에서 거래된다. 반대로 런던 상장사는 상하이거래소에서 중국주식예탁증서(CDR)을 발행, 중국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DR 발행 요건과 투자자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중국 개인 투자자는 주식계좌 잔고가 300만위안 이상이어야 후룬퉁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후·선강퉁의 개인 투자자 자산 규모 요건은 주식계좌 잔고 50만 위안 이상인데 이 보다 6배가 많은 규모다. 사실상 개인 투자자 거래 참여는 힘들고 기관 투자자 거래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런던거래소가 제시한 GDR 발행 규정도 엄격하다. 발행인은 신청서 제출 120거래일 이내 적어도 29억 달러(약 200억위안)에 달하는 평균 시총을 유지해야 한다. 런던거래소의 규정에 부합하는 A주 상장사는 모두 260개로 집계됐다.
반대로 영국의 우량기업도 A주 시장에서 CDR을 발행하게 되면 중국 자본시장의 투자 저변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