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문] 장상 장례위원장 이희호 여사 추도문

기사입력 : 2019년06월14일 07:41

최종수정 : 2019년06월14일 07:41

14일 신촌 창천교회서 장례예배 엄수

[서울=뉴스핌] 김승현 이지현 기자 = 고(故) 이희호 여사의 사회장이 14일 새벽 운구차량이 빈소를 출발하며 엄수됐다. 생전 고인이 50여년 넘게 다니던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엄수됐다.

장상 장례위원장은 추도문에서 이희호 여사는 남녀가 인격적으로 동등하게 인정받는 사회와 여성 인권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고, 영부인이 된 후에도 여성권익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며 그를 기렸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고(故) 이희호 여사 사회장 장례 예배가 14일 오전 서울 창천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9.06.13. jhlee@newspim.com

다음은 장상 장례위원장의 추도문 전문이다.

97년의 삶을 한결같이 이끌어주신 생명의 주님께, 하나님의 딸 이희호 여사가 하늘로 향하는 환송예배 드리는 순간입니다. 우리들 마음에는 슬픔과 애통하는 바가 크지만 하나님께서 어여삐 여기시는 총애, 환송예배를 하늘에서 기뻐 받으실 줄 믿습니다.

여사님은 행복한 가정에 태어나서 역사의 풍랑 가운데서도 국내외적으로 훌륭한 교육으로 지도자의 역량을 준비하는 축복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축복을 이 땅의 어려운 현실 앞에 아낌없이 헌신하는 삶의 길을 택하셨습니다. 그것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결혼입니다. 많은 친지와 선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며 그의 큰 꿈을 돕고 싶다고 담대하게 말하십니다.

높은 뜻을 이해하는 선견지명, 그 뜻을 위해 함께 하고자 하는 뜨거운 사랑으로 인해 김대중의 반려자 동행자로 함께하는 길 택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삶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투쟁하는 역경의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여사님의 삶은 한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한 시대의 민족과 나라와 함께 하는 차원의 삶으로 지평이 넓어집니다. 여사님은 그 큰 꿈을 위해 고난의 길을 헤쳐갈 수 있는 끊임없는 사랑의 동력이 되며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계속합니다.

유신독재 시절 옥고와 납치로 시련에 시련이 이어지던 때에도 묵묵히 남편 곁을 지키며 흔들리지 않을 것을 당부하던 동반자, 동지였습니다.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내가 그를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사랑은, 아니 우리의 사랑은 곧 조국이었다라고 여사님은 말하셨습니다.

말할 수 없이 험난한 세월을 살아야 했으나 남편은 물론 가족들,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돌보며 함께 고통을 이겨냈습니다.

오늘 내가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건 여러분 덕분이고, 나는 이희호의 남편으로 여기 서있고 자랑스럽습니다. 이희호가 없다면 정치인 김대중도 없었다고 대통령이 스스로 고백했습니다.

옥중 서신에서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에게’라고 썼고 댁에 문패가 나란히 걸려있었듯 두 분은 나란히 동지의 길을 걸었습니다. 차원 높은 부부관계를 잘 드러냅니다.

그는 영부인보다 여사라는 호칭 선호했습니다. 여사님은 결혼 전 여성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대한여자청년단을 결성했고, 여성문제연구회 창립을 주도했습니다. 기독교 여성운동을 이끄셨고 축첩 반대운동, 호주제 폐지, 가족법 개정 등 여성가족 운동을 이끄셨습니다.

남녀가 인격적으로 동등하게 인정받는 사회와 여성 인권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습니다. 그분의 소망이 정부의 양성평등법, 여성부 신설의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영부인이 되신 후에도 여성권익 증진을 위해 격려를 끊이지 않으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 말씀의 울림이 컸던 것도 여사님의 흔들림 없는 양심의 소리와 민주주의를 향한 불굴의 의지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사회운동가로서 여사님 방식은 사랑의 친구들 단체에서 잘 드러납니다. 스스로 사랑의 친구로 사랑의 친구들을 돌보며 그들의 범위를 조용히 넓히는 진정성 있는 운동 방식입니다.

여사님, 지성과 사랑 역사의식과 비전을 지닌 이시대의 여성운동가, 사회운동가이시며 민주주의 인권운동을 위한 역군으로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살아내신 분. 이 땅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심초사 하셨습니다.

고령이셨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이으려는 노력을 해오셨습니다. 간곡한 뜻으로 남북의 길이 다시 열리기를 고대했습니다.

여사님은 어떻게 그 긴 세월 어려운 길을 흔들림 없이 실족하지 않고 걸어올 수 있었을까 모두 의문입니다. 하나님이 이끄셨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신앙이 그분의 유일무이한 재산이고 기도가 유일무이한 무기입니다.

남편의 사형 선고 때 여사님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 매달려 밤새도록 철야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막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해를 두려워하지 않음은 주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이라는 신앙고백을 즐겨 읊으셨습니다.

나는 어려운 시절에도 그렇게 크게 걱정하거나 낙심하지 않았어요. 기다리고 있으면 좋은날이 올거라고 믿었죠라고 담담히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여사님은 고난의 시절이나 영광의 시절이나 한결 같이 평온하고 겸손하셨습니다. 시인의 노래는 여사님의 신앙 고백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부족함이 없으시도다라고 찬양하며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 평생의 여호와의 사랑하심과 인자하심으로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라고 노래하듯, 하나님 손에 이끌려 때로는 푸른 풀밭으로 잔잔한 시냇가로 험난한 굴곡으로 이끌렸던 여사님 삶이 영원히 거하실 여호와의 집에 이르셨습니다.

하나님의 기쁜 뜻과 놀라운 은총과 축복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하나님, 사랑과 화합을 위한 여사님의 마지막 기도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2019년 6월 14일 장상 올립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