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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습기 살균제 고발장 다시 꺼낸 김기태 변호사, “기업에 ‘그러면 안 된다’는 선례 남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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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16년 SK·애경 등은 기소 중지…유해성 입증 부족 이유
2018년 환경부 조사 결과 유해성 입증…가습기넷, SK 등 검찰 고발
김기태 위원장 “좋은 선례 남겨야…법적·제도적 소비자 보호 중요”
가습기 살균제 사건 한국 사회 산업구조 문제점 드러나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박수진 씨의 세 아들 중 두 명은 국가에서 인정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다. 박 씨는 막내가 생후 8개월이 됐을 무렵부터 옥시레킷벤키저(RB)에서 나온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썼다. 당시 생후 40개월이었던 둘째 아이도 함께 가습기를 쐤다.

“아이들의 천식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란 걸 인지한 건 2014년쯤이에요. 임산부들이 갑자기 폐질환으로 사망했다고 했을 때는 저희 아이도 죽네 사네 했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당시 저희도 그걸 썼더라고요.”

박 씨 역시 폐질환을 얻었지만 피해자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두 아이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병원에서 보내는 동안 박 씨는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병을 증빙할 의료 기록이 없으니 피해자로는 인정받을 수 없었다. 당시 유치원생이었던 박 씨의 큰 아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얘기해요. ‘그때 다 끝난 거 아니니’, ‘천식피해자로 인정됐으니 보상을 해주지 않겠니’ 하고요. 하지만 보상은 다른 문제고, 평생 질병을 안고 살아야 해요. 지금이야 젊지만 젊어서 끝날 문제가 아니잖아요.”

김기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미국 뉴욕주 변호사)은 지난 24일 뉴스핌과 만나 “2016년에는 사실상 변죽만 울린 수사였다. 가습기살균제 원료의 90% 이상을 SK케미칼이 공급했는데도 옥시만 모든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원흉이 되고 끝났다”며 “이번 수사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에 그러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25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및 피해자 찾기 예비사업’ 결과보고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19.04.25 alwaysame@newspim.com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제조·판매한 책임자, 신현우 전 옥시 대표는 지난 2016년 기소돼 지난해 징역 6년을 확정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첫 고발 2년 만에 지난해 11월 다시 한 번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 전·현직 최고위 임직원들을 고발했다.

2016년 당시 검찰이 옥시를 기소하면서도 애경산업 등이 사용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은 인체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들을 기소중지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개발했지만, 가습기살균제를 직접 제조·판매하지는 않았다.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은 애경산업과 옥시 등은 중소 제조업체에 하청을 맡겼고, 이렇게 제조된 가습기살균제는 2011년 판매가 공식적으로 중단될 때까지 전국의 도·소매점에서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한국 사회 산업구조의 문제점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SK케미칼이 직접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빠져나간 것”이라며 “그래서 더더욱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제조물책임법상 입증책임 전환이 제도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특허를 침해해서 판매한 상품 수익은 나중에 법적으로 피해보상하는 것보다 이익 총량에서 훨씬 나은 것처럼 가습기살균제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며 “그래서 법제도화가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면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확실하게 정립돼 있다면 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래야 기업도 책임감 있게 더 안전성을 검사하고, 장기적으로는 그게 기업에도 엄청난 이윤을 갖다줄 수 있다는 걸 인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K아카데미에서 김기태 변호사가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19.04.24 dlsgur9757@newspim.com

법무부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나 BMW 운행 중 화재 사건 등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올해 안에 집단소송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재계는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업들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면 소송이 남용돼 경제활동이 상당히 위축된다고 말하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물건을 수출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일어났다고 생각해보라”며 “현재 미국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고 사망한 유족들이 애경산업을 포함해 소매점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우리는 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가 추정하는 가습기살균제 사용 인원은 350만명에서 400만명이다. 가습기넷은 이보다 더 많은 900만명 이상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질환을 얻은 ‘건강 피해자’는 49만명에서 56만명, 이 중 중증 피해자는 4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환경부에 공식적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6100여명뿐이다.

김 위원장은 “건강피해자만 56만명이라면, 내가 뭘로 죽었는지도 모르고 죽은 사람이 몇 십만 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사망 집계된 1400여명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관계 당국의 안일한 대처도 지적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는 가습기살균제가 가장 많이 팔렸던 기간이다. 이미 2006년에 질병관리본부가 원인미상의 소아 사망을 인지했는데, 이때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수만 명의 목숨을 지키지 않았겠나”하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K아카데미에서 김기태 변호사가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19.04.24 dlsgur9757@newspim.com

현재 검찰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등 당시 책임을 피해갔던 기업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16년 수사 당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와 박철 SK케미칼 부사장, 제품을 제조한 김모 전 필러물산 대표 등은 먼저 재판에 넘겨졌고,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는 구속됐다. 여기에 애경으로부터 가습기메이트를 납품 받아 자체 PB상품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 홍모 이마트 상품본부장도 오는 30일 구속심사가 예정돼 있다.

피해자들은 검찰 수사를 희망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어떤 피해자들은 ‘나는 SK케미칼이 압수수색 당하는 것만 봐도 소원이 없겠다’고 했었다. 2018년까지는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만 존재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라며 “가해자들이 징역 몇 년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에게는 가해자가 처벌받고 내가 피해자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에 대해서는 고발을 하지 않았는데 결국 구속됐다”며 “2016년의 수사와 2019년의 수사는 완전히 다르다고 본다. 검찰이 앞으로도 열심히 수사해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끝맺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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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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