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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원형 복원 논란, 끊이지 않는 이유

기사입력 : 2019년03월27일 08:28

최종수정 : 2019년03월27일 08:28

문화재청 "문화재 원형의 기준, 역사적 철학의 문제"
김왕직 교수 "옛 재료·기법 부재가 문화재 진정성 기준 될 수 없어"
황평우 소장 "문화재청, 문화재 관련 규정 공론화 자리 마련 필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감사원이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 보수 작업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서 문화재청과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원형의 석탑 내부와 축석방식 검토가 미흡하며 안정성 문제까지 우려된다는 이유다. 반면 문화재청은 현재에 맞는 복원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재 복원·보수의 '원형' 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왜 계속 되풀이될까.

미륵사지 복원에 앞서 여러 차례 문화재 복원 시 원형 훼손 논란이 잇따랐다. '고종의 길'의 경우 문화재청은 옛 사진과 고증 자료 검토, 전문가 자문, 1896년 측량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도면에 따라 원형을 복원했다. 다만, 현재 일부 경관이 옛날과 달라 옛 사진 자료와 같은 모습과 형태로 복원은 불가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경주 월정교도 고증자료 없이 중국 사료를 참고해 무리하게 복원, 원형 훼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리 후 미륵사지 석탑(남동측) [사진=문화재청]

이와 관련, 문화재청 정영훈 수리기술과장은 문화재 복원의 '원형' 기준은 문화재의 가치마다 다르며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26일 뉴스핌에 "문화재 최초의 모습이 원형일 수도, 옛날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바뀌었을 수도 있다. 또한 최전성기의 모습이 원형일 수도 있다"며 "후대 사람들이 어디에 가치를 부여하느냐의 차이다. 철학적인 문제다. '1+1=2'처럼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이 문화재 복원 시 원형의 기준은 남아있는 기록을 전제해 전문가들의 합의로 이뤄진다. 정 과장은 "문화재 원형 복원의 기준은 경우에 따른다. 문화재 마다 특성과 형태, 역사적 가치가 모두 다르다. 그러니 획일적인 기준이 아니라 맞춤형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형 복원의 경우 가장 많이 확보된 시기의 사료를 바탕으로 한다. 미륵사지의 경우 백제시대 석탑이나 확실하게 남아있는 자료가 일제강점기 모습이라 이를 토대로 복원됐다. 당시 일제가 석탑이 무너질까봐 바른 시멘트를 걷어내고 보수 작업이 진행됐다. 석탑은 원래 9층으로 추정되나 토론과 합의 끝에 확보된 사료를 기준 삼아 6층 석탑으로 복원 결정됐다.

수리 전 미륵사지 석탑(남동측) [사진=문화재청]

감사원은 최근 완공된 미륵사지 축석 방식이 전통 수법에 어긋나 있다고 분석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5년 발표한 '미륵사지 석탑 해체조사보고서 Ⅲ'에 따르면 문화재보수기술에서 전통수법을 사용해 재현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과거 전근대적 수법이 조잡하다고 해서 현재적인 수법을 사용한다면 이미 그 원칙에서 벗어난다는 게 감사원 입장이다.

보고서 '미륵사지 석탑 해체조사보고서 Ⅲ'에는 전통수법을 무시하고 단순히 구조적 안정성에만 치우친 판단에서 나오는 주장이므로 지양돼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또 현재 내부 축조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장대석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기존 부재를 최대한 사용하면서 보강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미륵사지 석탑 보수 과정에서 내부 1~2층은 당초 설계와 같이 신석재로 채워 견고히 했으나 3층 이상은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구석재를 재활용해 보수했다. 감사원은 이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사진=감사원]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김왕직 교수는 문화재 원형 복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의 원형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화재청과 같은 의견이다. 다만 원형 복원의 기준은 가장 많이 남은 사료가 된다고 바라봤다.

김 교수는 뉴스핌에 "완벽한 보존 기술을 적용해 문화재를 수리하는 것은 방치와 같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재가 더 크게 손상될 수 있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기술을 사용해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하고 완벽한 기술이 발견되면 다시 손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원시 옛 것을 보존하고 현대적 기술과 재료를 첨가하는 것은 허용된다. 옛 재료와 옛 기법을 쓰지 않아서 문화재의 진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화재 보존에 대한 기술과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문화재 원형 복원이라 하면, 전통 재료로 옛 방식을 고수해야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중의 일반론적인 문화재 '원형'과 전문가들이 보는 '원형'의 의미에는 차이가 있다.

이 간극을 좁힐 만한 대책은 없느냐는 물음에 정영훈 과장은 "세미나나 현장 공개, 학예관이 언론에 기고문을 쓰는 등 문화재 원형 복원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일반인도 문화재 복원 현장 공개를 통해서 문화재 수리의 이해를 하는데 많은 참여가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사진=감사원]

감사원이 미륵사지 석탑 보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데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감사원의 원활한 소통이 없었다는 시선도 있다. 감사원은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업무지침' 제4조의 규정에 문화재수리의 절차는 사전조사, 설계, 시공 순서로 진행하되 모든 문화재수리 과정을 기록하게 하는 원칙에는 어긋나 있다고 판단했다. 석탑 내부 충적재와 축석 방식이 애초 설계와 변경된 이유를 근거로 하는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전문가와 문화재위원회와 검토해 구석재 재활용 보수를 결정했고, 공사 초기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실리카퓸 배합 충전재에서 황토배합충전재가 흙과 석회보다 훨씬 안정적이라 문화재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쓴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문화재청이 제출한 연구 결과 자료가 없고 이는 검토와 검증이 부족하므로 복원한 석탑의 안정성 확보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문화재청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그들이 규범을 만드는 게 아니다. 문화재청이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마음대로 규정을 만들지 말라고 수차례 지적이 있었다. 공론화해야 한다. 그 후 학습된 과정을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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