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방배동 42평 아파트 1억 7900만원에 거래신고
한달 후 은행 근저당권 3억원…다운계약 의혹 불거져
오는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서 '도덕성' 지적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부인이 지난 2004년 말 구입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아파트 거래가가 시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게 신고된 것이다.
아파트 매수 후 한달 뒤 해당 아파트에 설정된 근저당권도 아파트 거래 신고가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운계약서 작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 경우 자칫 세금 탈루 의혹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21일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부인인 이모씨는 지난 2004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삼호아파트 42평형(140.23㎡)을 1억 7900만원에 매수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시세 확인 결과, 2004년 1~12월 방배동의 40평형대(132~165㎡)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 5000만원 내외였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2018.09.27 deepblue@newspim.com |
당시 거래 신고가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근거는 이 뿐만이 아니다. 김 후보자 부인은 2004년 12월 말 아파트를 매수한 뒤 한달여 후인 2005년 1월 19일 같은 아파트에 대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은행에서 책정한 채권 최고금액은 3억원이었다. 결국 1억 7900만원짜리 아파트에 3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것. 통상 은행에서는 주택가격의 70%까지만 근저당권을 설정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시 시세에 비해 신고가의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면서 "이럴 경우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당시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아파트를 거래했거나 의도적으로 실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약 김 후보의 부인이 의도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면 세금 탈루 의혹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김 후보자의 부인은 지난 2017년 말 해당 아파트를 11억 800만원에 팔고, 더 넓은 평수의 같은 아파트 다른 동 주택을 12억 4000만원에 매입했다.
물론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지난 2006년 도입된 탓에 김 후보자 부인이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위법은 아니다.
다만 이는 공직자로서의 도덕성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인사청문회에서 수많은 후보들이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문제로 곤혹을 겪어왔다.
유 의원 측은 "터무니 없이 낮은 거래가격이나 근저당권 설정 등을 감안할 때 다운계약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과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인사들이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에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김 후보자 본인과 김 후보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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