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판사는 오바마가 지명’ 부각하며 재판부 압박
판사 얼굴 사진에 조준선 표시까지 올렸다가 물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 내통 스캔들'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비선 실세인 로저 스톤(66)이 담당 판사를 압박하는 인스타그램을 올렸다가 법정 출두 명령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 지법 에이미 버먼 잭슨 판사는 19일(현지시간) 스톤에게 오는 21일 인스타그램에 판사 사진을 게재한 경위와 법원의 함구령 위배 등에 대한 설명을 위해 법원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사진=로저 스톤 인스타그램] |
스톤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를 공격하는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잭슨 판사가 자신을 담당하도록 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또 잭슨 판사가 벵가지 미 영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기소를 기각했고,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 본부장에 대한 보석을 불허한 구속시킨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스톤은 이와함게 재슨 판사의 얼굴 사진을 올리면서 뒷 배경에 저격용 조준선도 함께 표시, 물의를 빚었다. 잭슨 판사를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로 몰아가는 것은 물론 그의 신변까지 위협하려는 의도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잭슨 판사가 이같은 행위를 정면으로 문제 삼아 법정 출두 명령을 내리자, 스톤측은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스톤의 변호사는 이날 스톤의 글과 사진에 대해 위협할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스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사진에서 조준선 표지를 삭제했다.
지지자들에게 '승리의 V(브이) ' 사인을 보이고 있는 로저 스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톤은 뮬러 특검에 의해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대선 운동과 관련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 등과 관련된 허위진술과 증인 매수, 공무집행 방해 등 7건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스톤은 첫 재판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감형 협상도 거부했다.
25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스톤은 이후 자신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기소됐다면서 언론 인터뷰와 SNS 활동 등을 통해 뮬러 특검과 재판부를 공격하고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주력해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