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영국이 미국과 중국 간 기술 냉전의 중심에 있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의 보안 위험을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려 동맹국들에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1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소식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가 앞으로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위험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아직 해당 결론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며, 한 소식통은 영국이 미국과 중요 정보를 공유하는 5개국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중 한 곳인 만큼 다른 유럽 지도부에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화웨이 장비 위험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다른 유럽 국가들이 자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화웨이 장비를 ‘신중하게’ 계속 사용할 것이란 점을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 정부의 간첩 활동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5G 장비 도입 시 화웨이 제품은 배제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영국과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화웨이 금지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영국의 이번 결론은 또 다른 파이브 아이즈 국가인 호주와 뉴질랜드와는 반대되는 결정으로, 이들은 지난해 이미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NCSC는 영국 통신 인프라에 대한 정부 보고서에도 참여 중인데,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DCMS)가 작성 중인 해당 보고서에는 화웨이 장비가 5G 네트워크에 초래할 위협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권고사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DCMS 대변인은 정부의 5G 검토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한 뒤 올봄 결론이 날 것이라면서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으며, 그에 반하는 제안들은 부정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