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사느냐 죽느냐’ 정식출범 눈앞 제로페이, 비관론 확산

기사입력 : 2019년02월14일 11:49

최종수정 : 2019년03월10일 14:49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 정식서비스 가시권
가입률 저조·시민 외면·업계 반발 '삼중고'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정식출범을 눈앞에 둔 제로페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전담팀까지 개편해가며 ‘제로페이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곳곳에서 정책이 실패될 것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로페이 서울 가맹점임을 표시하는 스티커 2018.12.20. [사진=김세혁 기자]

◆'삼중고'...삐걱대는 제로페이

박원순 시장의 3선 공약이자 서울시 역점사업인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 20일 시범시행 전부터 우려가 쏟아졌다. 가장 먼저 반발한 곳은 카드업계다. 당시 여신금융협회 측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과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민간이 경쟁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모르겠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 다음 불만이 터진 곳은 금융권이다. 일명 ‘팔 비틀기’ 논란이다. 서울시가 정책 시행 전부터 시중은행들에게 참여를 강권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0원 정도 하는 펌뱅킹 실시간 출금이체 수수료를 무료에서 50원 정도에 무조건 풀라는 식이니까 반발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일갈했다.

이 때문에 당시 김형래 서울시 제로페이추진반장이 직접 “많은 은행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고, 은행도 사회공헌적 측면, 시장이 활성화됐을 때의 기대 수익 등을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야했다. 이 와중에 최근에는 핀테크업계까지 직접 금융위원회에 ‘제로페이 반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시범사업이 시작됐지만 이번엔 ‘실적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서울시가 김소양 자유한국당 시의원에게 제출한 제로페이 가맹점 증가현황 및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까지 총 5만8354곳이 가맹 신청을 했다. 이는 전체 서울시 66만 자영업자의 '9% 수준'에 불과하다. 시행초기임을 감안에도 가입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간편 결제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나는 은행권 사람들마다 제로페이 결제건수가 '처참한' 수준이라더라”고 귀띔했다.

제로페이 서비스 설명 [자료=서울시]

우여곡절 끝에 시범사업이 시작됐지만 이번엔 ‘실적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서울시가 김소양 자유한국당 시의원에게 제출한 제로페이 가맹점 증가현황 및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까지 총 5만8354곳이 가맹 신청을 했다. 이는 전체 서울시 66만 자영업자의 '9% 수준'에 불과하다. 시행초기임을 감안에도 가입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간편 결제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나는 은행권 사람들마다 제로페이 결제건수가 '처참한' 수준이라더라”고 귀띔했다.

가입률 저조도 문제지만 실제로 상권을 둘러봐도 냉담한 반응 일색이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61·서초구)씨는 “가맹점으로 가입하라고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1월 중순쯤에 가입했다”면서도 “설명도 부실하고 정작 손님이 사용하는 경우가 아예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A씨에 따르면 이 음식점이 가맹점이 된 이후 지난 10일까지 약 3주 동안 제로페이 결제가 이뤄진 횟수는 ‘0’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관심 ‘제로’여서 ‘제로페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온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지난달 8일 SNS를 통해 "관제페이가 나쁜 것이냐"며 세간의 비판을 반박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관제페이’ 시비

시범시행과정에서 볼썽 사나운 잡음도 일었다. 하나는 ‘함구령(緘口令)’ 논란이다. 지난달 ‘제로페이 실적 부진’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서울시가 시중은행에 ‘이용 실적을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이 금융권에서 제기됐다. 서울시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이용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공개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졌다.

또 하나는 ‘동원령(動員令)’ 논란이다. 서울시가 가맹점 확보를 위해 시청 및 구청 공무원들을 총동원했다는 의혹이다. 서울시가 각 자치구에 할당량을 배분하고, 유치 실적에 따라 특별 교부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관해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가 지난달 29일 서울시청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3월 정식출범도 무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로페이가 제때 출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올해 3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도 수차례 "3월 정식 출범 전까지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로페이 국민운동본부 발족식에서 '일보후퇴'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박 시장은 당시 “제로페이 사용에 약간 불편함이 있는데, 시스템이 개선되고 장착되는 과정이 3월 말, 4월까지 갈 것 같다”며 “5월 이후가 되면 정말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곧바로 3월 정식출범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원인으로는 기술적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 QR코드를 스캔하는 '포스기(전산입력판매시스템)' 기술 개발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 중에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로페이 가입 및 이용확산 결의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8.12.20 pangbin@newspim.com

◆“서울시가 번지수 잘못 짚어”

학계와 업계, 시민사회 및 전문가는 표류하는 제로페이에 대해 △옳지 못한 ‘민vs관’ 대결구도 △서울시의 조급함 △시장조사 실패가 치명적 패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로페이는 출발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인프라를 관(官)이 제공해야하는데 제로페이는 관이 건드려야할 영역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세금을 투입해 민간회사와 관이 경쟁하는 잘못된 구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안전과 생명 등 기본권이 관련된 것, 시장이 실패 했을 경우에 관이 시스템이나 정책을 마련해야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제로페이는 결제수단영역이고 비싸다, 싸다 논란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야를 과연 공공이 직접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민간을 지원하는 방식이 맞는지, 서울시가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하니까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리했던 정책추진도 표류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윤 팀장은 “서울시의 조급함이 가장 큰 문제”라며 “소비자 니즈와 실효성 검토, 공론화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선심성과 명분으로만 추진하니까 시민공감대와 참여율 모두 저조한 현실, 즉 한계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체크카드, 신용카드를 써오던 소비자가 하루아침에 소비패턴이 달라지기란 쉽지 않다”며 “딱히 편리하지도 않은데 별다른 유인책 없이 ‘착한소비’만 강조하고 있으니 실패가 강 건너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윤 팀장은 “이대로는 실패하고 세금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이 실패하면 그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고, 아마 박 시장 이후 다음 서울시장의 행정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beo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