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지 인터뷰에서 “다음 정권에 부담될 언행 우려”
싱가포르 회담은 ‘김정은만의 승리’ 주장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이달 말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약속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정부의 국무장관 시절 평양을 방문,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기도 했던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언론매체 ‘살롱’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에 들어설 정부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약속을 (북한에) 할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살롱에 따르면 올브라이트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동맹들과 함께하는 어떤 군사훈련은 없다거나, 한국에서 미군 철수를 약속하거나 그와 같은 효과를 지닌 약속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어 “내가 북한에서 김정일을 만났을 때 그는 우리가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김정은에게 아첨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정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지난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 ‘윈-윈’ 이었는지, 북한에만 유리했는지를 묻는 질문을 받곤 한다고 전제한 뒤 “그것은 김(정은)의 승리였다”고 단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의 군사 훈련을 취소했지만, 내게 있어서 북한은 이에 부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주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북한은 그들의 (대규모살상무기) 보유 목록 제출이나 우리가 추구해왔던 그들이 무엇을 보유하고 있고, 무엇을 비핵화할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국제적인 사찰에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과 관련, 그는 4만여 명의 군대를 유지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철수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단계적인 비핵화와 보상 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군사연합 군사 훈련 전면 중단이나 미군 철수 등을 약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