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플랜B 사실상 승인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영국 의회가 2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플랜B'에 대한 수정안 표결에서 메이 총리의 구상에 근접한 안을 통과시켰다. 또 '노 딜(아무런 협정없이 EU 탈퇴)'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수정안도 가결했다.
의회가 EU와의 '안전장치'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플랜B를 사실상 승인한 셈이다. 다만, 노 딜 브렉시트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조건을 단 모양새다. 메이 총리는 의회의 이런 뜻을 반영, 브렉시트 합의안을 다시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의사당에서 보수당 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17표 대 반대 301표, 16표차로 가결했다. 이 수정안은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하드보더(엄격한 통행·통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대안 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골자다.
또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과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내용의 수정안이 8표차로 통과됐다.
당초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됐던 제1야당인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과 보수당의 닉 볼스 의원의 공동으로 발의한 수정안은 부결됐다. 이 안은 2월 말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오는 3월 29일이 시한인 탈퇴 시점을 올해 말까지 정부에 연장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날 하원에는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의 결정에 따라 총 14건의 수정안 중 7건이 표결 대상에 올랐다.
앞서 메이 총리는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지난 15일 하원에서 실시된 승인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패배하자 지난 21일 브렉시트 플랜B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의원들은 메이 총리의 플랜B에 대한 여러 수정안을 내놨다.
플랜B에는 EU와의 안전장치 재협상 추진 등이 담겼다. 이 밖에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의회의 발언권 확대, 노동권·환경 기준 강화가 포함됐다.
가결된 수정안들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변경된 브렉시트 합의안에 수정안 내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이에 반발한 의원들이 2차 승인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큰 만큼 메이 총리는 이 수정안을 합의안에 반영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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