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애플 쇼크가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중국 아이폰 수요 둔화를 근거로 한 매출 전망치 하향 조정에 애플이 10%에 이르는 폭락을 연출, 증시 전반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기에 경제 지표 둔화도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 절벽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에 당분간 주식시장이 하락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진단이다.
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60.02포인트(2.83%) 떨어진 2만2686.2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2.14포인트(2.48%) 밀리며 2447.8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202.43포인트(3.04%) 급락한 6463.50에 마감했다.
애플의 폭락이 월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장중 14% 내리꽂힌 뒤 낙폭을 일정 부분 축소하며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 삭스가 애플의 목표주가를 140달러로 떨어뜨리는 등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가 일제히 주가 전망치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고, 올해 매출액과 이익 전망도 낮춰 잡았다.
번스타인은 올해 애플 매출액이 2% 감소할 가능성을 제시했고, BTIG는 올해 매출액이 제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제조업 지표가 2년만에 수축 국면으로 꺾인 데 이어 미국 제조업 경기 역시 한파를 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1을 기록해 전월 59.3에서 크게 후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 시행으로 인한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고용 지표에 대한 전망도 흐리다. 블룸버그는 월가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지난해와 같은 20만건 선에서 호조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용 시장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와 부동산 시장과도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시 대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성장 둔화와 기업 이익 절벽 등 지난해 말 주가 급락을 초래했던 악재가 연초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INTL FC스톤의 유세프 압바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제조업 지표 둔화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기업들이 투자와 지출을 회피하는 정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10% 가량 폭락, 지난해 고점 대비 낙폭을 30%로 확대했다. 브리스톨 아이어 스큅은 세엘진을 7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4% 가량 폭락했고, 셀진은 22% 폭등했다.
항공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델타 에어라인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친 12월 매출액 발표에 9% 가까이 밀렸고,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 콘티넨탈이 각각 7%와 3% 가량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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