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 임단협 잠정 합의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연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을 기약한다. 조선 3사는 올해 업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어왔다. 다만 올해 7년만에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가 예상되는 등 희망의 빛도 보이는 상황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에서 어려움을 겪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7일 나란히 임단협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먼저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7일 저녁 늦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올해 5월 8일 상견례를 시작한 뒤 7개월여 만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의 경우 해를 넘겨 올해 초에야 타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공장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노사는 잠정합의안에서 내년 말까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밖에 △수주 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내년 흑자 달성 위한 격려금 150만원 지급 △통상임금 범위 기존 700%에서 800%로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조도 생산성 및 품질 향상, 안전한 일터 조성 등 회사 경영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로써 올해 해양플랜트 유휴인력 문제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의혹 등으로 첨예한 노사갈등을 겪어온 현대중공업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내년을 기대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에 앞서 전날 대우조선해양 노사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대우조선은 △기본급 2만1000원 인상 △5시간 시간외 수당(4만6000원) △상여금 300% 월 분할지급 △최저시급 기준 미달자 수당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대우조선 노사 역시 상여금 월 분할 지급 및 임금인상 여부를 놓고 신상기 지부장이 고공농성을 펼치는 등 첨예한 갈등을 겪어왔다. 노조는 특히 마지막 교섭을 앞두고 "사측의 변화된 입장이 없다면 합의 결렬을 선언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었다. 이에 사측이 마지막 교섭에서 진일보한 안을 제시하며 연내 임단협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2016~2018년 3년치 임단협을 타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기본급 동결 △정기승급 3.3% 인상(년 1.1%) △위기극복실천격려금, 임금타결 일시금 등 600만원 및 30만원 상당의 지역 상품권 지급 등에 합의했다. 또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우여곡절끝 임단협을 연내 마무리한 조선 3사는 내년 경영정상화를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각 사별로 올해 수주 목표도 70~90%를 달성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내년에도 일감 부족이 이어지는 등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데 노사가 공감대를 이뤘다"며 "임단협 타결로 노사가 미래 발전을 위한 신뢰 구축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