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KB증권은 지난 13일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보낸 서한은 기존 주장을 반복하는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14일 "전날 엘리엇이 협대차그룹에 전달한 서한 내용은 새롭지 않다"며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보유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라는 기존 주장을 독립적 컨설팅 업체의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잠재적인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이 선제적으로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변경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 엘리엇이 앞으로 있을 주주총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노력이라는 게 강 연구원의 판단이다.
홍콩 엘리엇 어드바이저(엘리엇 및 관계사에 대한 자문기관)는 전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이사진에게 컨설팅 그룹 콘웨이 맥킨지(Conway MacKenzie)가 작성한 현대차그룹 재무구조 분석 보고서를 전달했다.
콘웨이 맥킨지는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13조원(현대차 8조원, 현대모비스 5조원) 이상의 초과자본을 활용한 자사주매입 △재무제표 개선을 통한 영업활동 현금흐름 과소 표시 방지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 주주환원 △비핵심 자산 처분 뒤 주주 환원을 주장했다.
엘리엇은 이를 토대로 현대차그룹 경영진에게 △독립적인 이사 선임을 포함한 경영개선 약속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비핵심 자산 전략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편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준비할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현대차(46.4%), 현대모비스(48.1%)의 주주총회를 최소화하고, 주주구성이 유리한 현대글로비스(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39.3%)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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