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주 고영한·박병대 등 윗선 추가 소환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 임종헌(59·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재판에 넘기는 것에 이어 추가적인 윗선 수사를 벌이겠다는 방침을 재차 분명히 했다.
검찰 측 고위관계자는 13일 "임종헌 전 차장 구속기소는 수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임 전 차장 기소 시점은 구속 만료 하루 전인 오는 14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소 내용이 물리적으로 방대해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 15일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을 추가로 불러 기소 전 막바지 조사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검찰 소환에 세 차례 불응하면서 강제구인을 검토했으나 그가 태도를 바꾸면서 실제 강제구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
임 전 차장 기소 뒤에는 임 전 차장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을 차례로 소환해 윗선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이들에 대한 수사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말에서 내주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사법부로부터 건네받은 인사자료를 토대로 법관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대법관 등에 대해서도 적절한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차한성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이밖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파기환송심을 심리했던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정식 공판 시작 이전에 무죄 판결을 검토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개입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관련 행정소송 개입 △법관 사찰 △법원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에 검찰은 그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원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27일 구속됐다. 이번 사건 관련 수사 대상이 된 전·현직 법관 가운데 최초다.
당시 법원은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