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사이 1992년 빌 클린턴 대통령을 42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시킨 마법의 주문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였다.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남겨 놓고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反)트럼프 진영으로 나뉘어 이민정책, 보호무역주의, 미국 우선주의, 미투 운동, 성소수자 인권 등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두고 가열찬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표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유권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제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논평했다.
트럼프 진영으로 대표되는 백인 육체노동자 남성과 반트럼프 진영으로 대표되는 고학력 여성을 나누는 것은 사회적 가치관이나 성별의 차이가 아니가 경제적 입장의 차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아마존이 인수한 비교적 고급 식료품체임인 홀푸즈 매장 20분 내 거리에 사는 유권자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반면, 10달러짜리 스테이크를 파는 크래커배럴이 있는 카운티에서는 유권자의 76%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미국 역사상 가장 세속적이고 탐욕스러운 대통령이 가장 가난한 지역의 절박한 사람들에게 구원자로 여겨진다는 것이 매우 역설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데에는 민주당의 원죄도 한 몫 했다고 FT는 지적했다. 대마불사 은행들과 거대 기술 기업들이 활개를 펼치도록 방치했고, 1990년대 이후 민주당의 무역, 금융, 헬스케어 정책에서 단순히 보수적 색깔만 빼고 다듬은 정책을 내놓으며 민주당만의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민주당은 정작 중요한 중산층을 위한 경제 문제 해결법은 내놓지 않은 채, 공화당을 공격하기에 좀 더 쉬운 이슈들만 가지고 늘어졌다고 FT는 지적했다.
FT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한다면 자본주의와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부터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진보적이건 보수적이건 상관없이 모두 ‘공정한’ 경제 시스템을 지지하므로 양당 모두 부의 재분배와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을 먼저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둘 다 패자가 될 것이라고 FT는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미국 테네시주(州) 채터누가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있는 모습. 2018.11.04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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