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반도, 혹한-폭염-혹한의 해로 기록될 지 주목
10월 들어 쌀쌀해지며 지난 겨울처럼 '최강한파' 올까 우려
지구온난화로 인한 제트기류 약화로 맹추위 가능성
'예보가 중요한데...' 기상전문가도 엇갈리는 예측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유례없는 폭염에 푹푹 찐 한반도가 이번엔 맹추위 걱정으로 벌벌 떨고 있다. 벌써부터 최저 기온이 한자리대로 뚝 떨어지면서 겨울 한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의 예측도 엇갈리고 있어 혼란을 준다.
지난 겨울,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칼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yooksa@newspim.com [사진=김학선 기자] |
◆갑자기 뚝 떨어진 수은주...최강 한파 예고?
가을을 채 만끽하기도 전, 서울 하늘에 갑자기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주였던 11일 아침은 최저기온이 6도까지 떨어졌고 산간지역은 영하권을 기록했다. 파주 등 일부 지역에는 첫 서리와 얼음이 관측됐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이 포함된 13~15일은 평년 기온을 되찾았지만 16일 낮부터는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평년보다 추운 날이 몇 차례 찾아올 전망이다. 11월 추위가 한 달 먼저 찾아온 셈이다.
때문에 올겨울 또다시 최강한파가 몰아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월 이른 추위가 다가올 한파의 ‘예고편’이라는 불안에서다.
특히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의 기억이 이런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겨울이 한창이던 올해 1월 26일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를 기록한 바 있다. 찬바람 때문에 체감 온도는 더욱 낮았다. 만일 다가올 겨울까지 강추위가 몰아칠 경우 2018년은 맹추위-폭염-맹추위라는 전례 없는 이상 기온의 해로 기록된다.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녹아 부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제트기류 약화로 강력한 추위 몰아쳐
이에 대한 나름 과학적인 근거는 있다. ‘제트기류 요동’ 현상이다. 제트기류는 약10km 상공에서 빠른 속도로 지구 전체를 도는 바람인데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이지 않게 한다. 이 기류는 북극의 찬 공기가 온대지방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방어막 역할을 해준다.
그런데 최근 급속한 지구온난화가 이 제트기류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제트기류의 회전력이 약해졌고, 한반도가 포함된 중위도 지역의 기온이 급격히 낮아졌다는 것이 과학계의 진단이다. 국제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한국 등을 강타했던 맹추위에 대한 원인으로 이 현상이 소개되기도 했다.
다만, 올해 사상 최악의 여름 폭염이 있었으니 겨울이 추울 것이라는 예상은 맞지 않다. 지구온난화로 이상 기온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1년 단위로 폭염·혹한이 반드시 반복된다고 보긴 어렵다. 10년간 통계를 봐도 여름철과 겨울철 기온의 상관관계는 현저히 낮다.
실제로 올해 이전, 우리나라 역대 최악의 더위로 손꼽혔던 해인 1994년은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 대비 0.6도 높아 비교적 '따뜻한 겨울'로 기록됐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며 무, 배추, 애호박, 대파 등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yooksa@newspim.com [사진=김학선 기자] |
◆‘대비가 중요한데’...엇갈린 분석
날씨는 예측이 중요하다. 시민들은 지난 겨울, 혹한으로 인해 채소값 등 서민 물가 폭등, 난방비 지출 부담 등의 고통을 겪었다. 특히 노점 상인이나 야외 근무가 많은 서민들이 엄청난 추위에 떨었다. 이 때문에 미리 알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상청은 지금 시점에서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북극 해빙 상태, 해수면 온도, 북쪽 강설에 따른 태양 복사도 변화 등 워낙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이제 북쪽에 막 눈이 내리는 시기라 자료 확보가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 한파는 없을 수가 없다. 얼마나 지속되느냐 문제인데 아직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3개월 전망' 정보도 아직 전체 겨울 날씨를 예측할 수 없다. 다음달 23일은 돼야 내년 1월, 2월 날씨 전망이 업데이트된다. 이미 내년 2월 날씨 전망까지 상세하게 공개한 일본 기상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현재로서는 올해 12월 전망까지만 알 수 있다. 기상청은 10~12월 날씨를 대체적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고 내다봤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 측은 조금 다른 전망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이른 추위와 겨울철 전체 날씨를 연관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상청은 안 추울 것이라 보고 있는데 우리는 올겨울이 추울 것이라 본다”고 예상했다. 또 “제트기류 약화 현상도 다가올 수 있는 추위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be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