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다스 전직 직원 비망록 공개…“2008~2011년 6억여원 교부”
“4~5차례 돈 받아 이동형에 전달…여러가지로 맘 상해 비망록 작성”
李 측 “다스 회계상 가지급금 변제 위해 빌린 것…모두 갚았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 거래업체를 압박해 수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1.24 leehs@ |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사장의 배임수재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이 부사장의 최측근으로부터 확보한 비리 관련 비망록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문건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고철거래업체 김모 대표로부터 6억3000만원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의 최측근이자 비망록 작성 당사자인 최모 전 다스 부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이 부사장은 다스와의 거래를 계속 유지해준다는 이유로 고철업체로부터 2008~2011년 매월 3천만원의 현금을 교부받았다. 4~5차례 자신이 대신 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비망록 작성 경위에 대해서는 “이 부사장과 항상 출퇴근을 같이 했고, 약속이 있으면 제가 운전을 맡아 개인 운전수라고 생각되는 등 여러 가지 마음 상한 게 많아 퇴사한 이후 정리해서 보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 측은 비망록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이 부사장 측 변호인은 “2011년까지 금원을 교부받았다고 하는데 그 시기는 100% 증인의 추측일 뿐”이며 “이상은 회장 등 임원들이 사용한 회계상 가지급금을 변제하기 위해 돈을 빌린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최 전 부장은 “고철업체가 2011년 경영난을 겪은 이후로 돈을 지급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수첩은 3~4년 지난 시점에서 작성한 거라 마지막으로 받은 시기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또 이 부사장이 김 대표로에게 6억 3000만원을 돌려주며 받은 영수증에 대해 “당시 이 부사장이 불법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소문이 다스 내부에 돌았다. 이 부사장 지시로 ‘2010~2011년 대여한 돈을 납부한다’는 내용의 영수증을 작성했었다”면서 “돈을 돌려준 것에 의미를 둬 비망록과 기간이 다른 거에 큰 신경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1.24 leehs@ |
이날 이 부사장에게 직접 돈을 건넨 고철업체 김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해 “돈을 요구받은 사실은 맞으나 업무대가가 아닌 친인척 관계에서 전세대금 6억원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매달 발생하는 여유자금 3000만원을 빌려준 것”이라 밝혔다.
검찰은 “검찰 조사때와 말이 다르다”며 당시 진술조서를 하나하나 제시했다. 이어 “해당업체가 고철을 매입하는 곳이 다스가 유일했고 증인은 ‘이 부사장이 이상은 회장의 아들이기에 거래가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함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으며 갑질이라고 느꼈다’고 진술했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당시 그런 문답을 한 건 기억나지만 당황해서 생각 없이 대답한 것 같다”며 말을 바꿨다.
이에 검찰은 돈을 빌려줬다고 하지만 변제기일과 이자율을 따로 정하지 않은 점, 계좌이체가 아닌 매월 현금으로 지급한 점 등을 강조하며 김 대표 증언을 반박했다.
이 부사장은 사촌형인 김모씨의 고철사업체로부터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공급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0여회에 걸쳐 6억3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부사장은 다스 거래업체 권모 대표로부터 거래를 계속 유지해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총 107회에걸쳐 26억 8760만원을 교부받고, 또 다스의 통근버스 업체 이모 대표로부터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5회에걸쳐 5670만원을 교부받은 혐의로 지난 9월 추가 기소됐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