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동기자회견 열지 여부에 관심…靑은 '기대'
김정은 '최고 예우'…남북정상회담 결과 기대감 높여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3차 남북정상회담’ 첫 번째 회담을 했다.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북미대화 촉진’,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선 셈이다.
두 정상은 19일 오전부터 두 번째 회담을 가진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한반도 주변 6개국(남·북·미·중·러·일)이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 합의한 날과 날짜가 같다. 정상회담 성과를 평가할 ‘신(新) 9.19 공동성명’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또 하나의 ‘9.19 공동성명’…기자회견서 발표할까
6자회담 당사국 간 합의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 신뢰구축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북한이 1년도 안 돼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 발사를 감행하면서이다. 사실상 공식적으로 협약을 파기한 것이다.
더불어 북한은 2006년 10월 9일에는 1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6자회담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9일 두 번째 회담을 갖는다. 청와대는 현재 회담 종료 후 남북 정상이 합의 내용을 함께 발표하는 형식의 기자회견을 기대하고 있다. 두 정상이 또 하나의 ‘9.19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급진전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비춰, 과거 9.19 공동성명처럼 북한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전 방위적인 대북제재 국면 타개 할 활로를 모색 중이다. 또한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목표로 내건 ‘경제건설’에 매진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시내로 향하는 차량에서 내려 환영 인파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8.09.18 |
◆김정은 ‘최고 예우’…만족할만한 합의문 기대감↑
남북이 만족할만한 합의문 도출 여부를 두고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18일 평앙 순안공항에서부터 문 대통령을 극진히 영접했다. 방북한 한국 대통령에게 역사상 처음으로 21발의 예포를 쏘기도 했다.
두 정상은 공항 환영행사가 끝난 후 3대혁명전시관 앞을 찾아 평양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영생탑→려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 영빈관 등의 코스로 ‘카퍼레이드’도 함께 했다. 꽃과 한반도기를 손에 든 환영인파가 거리에 가득했다. 이들은 “조국통일”을 외치며 문 대통령 방북에 대한 환영 표시와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의제 중 ‘난이도’ 면에서는 ‘비핵화 북미대화 촉진’이 단연 높다는 분석이다. ‘남북 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은 남북 간 긍정적 협의를 통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김 위원장이지만 현재 종전선언-비핵화의 선후 문제를 두고 북미 간 교착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이 ‘매듭’을 풀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남북 정상은 합의문에서 ‘비핵화 북미대화 촉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비핵화 담판은 북미 간에서 이뤄져야 ▲핵리스트 제출 ▲핵시설 사찰 수용 등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다음주 유엔총회 방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비핵화 관련 세부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결실이 있다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얘기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