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료 인상 문제로 다툼...쇠망치로 건물주 폭행
검찰 “살인미수” vs. 변호인 “혼내주려던 것” 공방
5일까지 배심원 심리 종결…6일 1심 선고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상가 임대료 인상 문제로 건물주에게 둔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이른바 ‘서촌 궁중족발 사건’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살인의 고의’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상가임대차 갈등을 빚었던 종로구 서촌 먹자골목 본가궁중족발 2018.07.05 zunii@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4일 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의 살인미수 등 혐의 국민참여재판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배심원에게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보여주며 김 씨가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쇠망치로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하고 이를 막는 피해자의 손목 등도 가격했다”며 “당시 피해자가 입은 옷에도 혈흔이 묻어있는데 쇠망치에서 발견된 혈흔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피고인이 지난 5월 24일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 영상에서 피고인이 ‘둘 중에 하나는 빨리 뒈졌으면 한다. 악마를 없앴다는 자부심으로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이게 평소 피고인의 인식”이라 강조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만약 진정으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면 칼을 들었을 것”이라며 “평일 오전 8시 청담동 대로에서 망치를 얼마나 휘두를 수 있겠나. 망치를 가져간 건 건물주를 혼내주려고 했던 것”이라 반박했다.
또 “망치를 행인에게 순순히 뺏기고도 피해자를 향해 달려 들었다”며 “이는 본인이 살인자가 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은 검찰조사에서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돌진하고 조수석 아래에 있던 쇠망치를 들고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쇠망치는 5일 전부터 준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들이받을 생각으로 차량을 돌진했다고 진술하면서 쇠망치를 들고 도망가는 피고인을 쫓아갈 때는 겁만 주려고 했다고 하고 있다”며 “어떻게 갑자기 순식간에 마음이 바뀌겠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 말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가격하기 위해 망치를 준비했다고 하지만 피고인은 바로 달려들지 않고 잠시 대치를 하고 있고 피해자가 삿대질을 하고 있다”며 “만약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면 바로 쫓아갔을 것이고, 피해자는 위협을 느껴 바로 도주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망치를 못을 박듯이 때리는 것이 아닌 팔을 크게 휘두르는 방식으로 사용했다”며 “성인 남성이라면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무게지만 애초부터 살해할 생각이 없었으며 위협하려고 했던 것”이라 덧붙였다.
피해자를 향한 차량 돌진에 대해서도 “당시 차량 속도는 21km/h로 5초 정도의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다”며 “검찰 주장대로라면 20km/h 속도로 다리를 들이받으면 모두 살인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난 6월 7일 오전 8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거리에서 건물주 이모(60)씨를 망치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2009년 5월부터 궁중족발 영업을 해오며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63만원의 계약을 맺고 가게를 운영해왔다. 2015년 12월 건물을 인수한 이 씨가 건물 리모델링 명목으로 퇴거를 요구했고, 공사 이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0만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건은 5일까지 심리를 마친 뒤, 6일 재판부가 배심원 평결을 토대로 1심 선고를 내린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