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1번 주자 안희정을 향한 '미투'...뜨거운 관심, 차가운 공감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스킨십 정치 못지않게 ‘법정 스킨십’도 무시 못 한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위력에 의한 성폭행 사건을 챙기며 수도 없이 법정에 드나들었다. 안에서 가장 강렬했던 목소리는 최후 피해자진술을 읊던 김지은씨의 것이었다. 떨리지만 굳센 억양이었다. 천천히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공유하던 그 목소리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그의 진술은 김씨가 느낀 진실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무죄’ 선고는 충격이었다. 후폭풍이 두려웠다. 안 전 지사 사건은 ‘첫 미투 사건’에 대한 공판으로 의미가 남달랐다. 관심도 뜨거웠다. 올해 1월부터 쉴 새 없이 달려온 미투운동 첫 주자의 바통이 떨어졌다.

미투운동과 함께 권력 구조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폭로해온 후발주자들의 비명이 들리는 듯 했다. 미투운동을 지지해온 여성단체는 선고 직후 "성폭력을 인지하고, 사회에 알리기까지 수백 번 고민할 피해자들에게 이번 판결은 침묵에 대한 강요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선 김씨와 미투 동참자들 뿐 아니라 이들과 이해관계가 없던 수많은 여성들이 연대의사를 밝혀 왔다.

왜 이렇게 여성들이 뜨겁게 대응했을까. 사법부가 내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공감으로 선례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법원의 판결은 대부분 과거 판례를 참고한다.

평범한 여성에게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혐의가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기존 판례대로라면 김씨 사건 또한 그렇고 그런 무고 사건 중 하나가 될 터였다. 여성단체는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성관계에 ‘위력’이 인정되는 단 하나의 선례를 만들고자 했다.

결과는 실패다. 재판부는 “김씨가 개인적 취약성 때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없던 사람 같이 보이지 않는다”며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의 설명대로라면 한국사회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행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성숙한 미성년자 대상 범죄에만 유효한 죄목이다.

성폭력을 해석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물리적 강제력’에 방점을 찍은 해석이 있는 반면, ‘의사에 반하는 성적인 불쾌감’이라는 주관적 측면이 잣대가 되기도 한다.

김씨 측이 주장해온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역시 주관에 가깝다. 피해를 당할 당시에 시도한 미약한 저항과 삭힌 불쾌감은 “왜 그 때 바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냐”는 질문의 빌미가 된다. 권력 관계 아래 발생한 성범죄가 대부분 이런 식이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선거캠프 분위기의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선배가 껴안고 볼에 입술을 갖다 붙여도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는다, 정치권은 원래 그렇다.” ‘미투’는 익숙한 권력에 억압당한 피해자들의 외침이었다.

익숙했던 권력의 폭력에 함께 ‘불편함’을 느끼는 것. 그것이 미투운동의 의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적 지위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폭력에 대해 우리 사회가 “옳지 않다”고 말해주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최근 몰래카메라 문제 등에 격렬히 대항하는 여성단체의 움직임도 이런 분위기와 관계가 깊다. 관공서·대학·지하철역·상가 가릴 곳 없이 공중화장실만 가면 너무나 쉽게 여성들의 ‘몰카 공포’를 체감할 수 있다. 구멍 곳곳이 구겨진 휴지로 틀어 막혀 있거나 스티커 뒤로 숨겨졌다. 함께 들여다보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공감이다. 길목에서 막은 사법부의 ‘안희정 무죄’ 선고가 안타까운 이유다.

zuni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