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북한에 억류됐던 기자 유나 리, 납북 피해 다큐멘터리 제작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일본에서 중요한 이유 알고 싶었다"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2009년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저널리스트 유나 리가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를 취재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 31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납치피해자 가족들은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저널리스트 유나 리가 제작한 일본 납북피해자 관련 다큐멘터리 'Pain with No End'의 한 장면 [사진=Pain with No End] |
미국 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10일 27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Pain with No End(끝이 없는 고통)'를 공개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소가 히토미(曽我ひとみ) 등 납치 피해자 당사자는 물론, 피해자의 가족이나 지원자들 외에도 가토 가츠노부(加藤勝信) 일본 납치문제담당상과 학자, 신문기자 등 다양한 관계자가 등장했다.
제작 프로듀서를 맡은 유나 리는 지난해 가을부터 다큐멘터리 취재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부터 일본 정부가 거듭 납치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문제임에도 어째서 일본에겐 지금도 중요한 건지 밝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당 작품은 나레이션이나 극적인 음악이 배제된 연출이 특징이다. 유나 리는 과거 취재 도중 북한에 억류돼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했던 본인의 경험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3월 북중 국경지역에서 취재하다가 동료와 함께 북한 당국에 구속돼, 불법입국 등의 죄로 노동교화형 12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석방 교섭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일 당시 총서기와 회담을 가졌다.
그는 "당사자의 생각은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이나 문장을 사용해도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대신 '이야기'하지 않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에 신경썼다"고 했다.
납치피해자 가족 모임의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회장은 "취재를 충실히 한 작품"이라며 "납치문제가 발생한 당시 뿐만 아니라 현재의 모습까지 전달해주는 해외 작품은 이 외에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발표돼 전세계에서 일본의 납치문제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