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본 폭우 때 아베 총리 술자리로 여론 악화
북일정상회담 실현 등 외교에 대한 기대도 하락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이 45%로 하락하며 또 다시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 6월 조사 당시의 52%에서 7%포인트 하락한 45%를 기록했다. 반면, 비지지율은 6월 42%에서 47%로 상승했다. 이로써 2개월 만에 다시 비지지율이 지지율을 상회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국회에서 통과된 참의원 정원을 6석 늘리는 개정공직선거법과 카지노를 포함한 종합형 리조트(IR) 실시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현재 242석인 참의원 의석수를 248석으로 늘린 개정공직선거법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56%에 달하며 ‘찬성한다’(28%)를 두 배나 웃돌았다. IR 실시법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60%에 달한 반면, ‘찬성한다’는 27%에 그쳤다.
일본 내에서는 IR 실시법에 대해 “도박 중독에 대한 대책이 불충분한 가운데 시행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공직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도 야당이 “선거구 통합에 따라 출마가 불가능해진 자민당 후보를 구제하기 위한 당리당략에 불과하다”고 반대했다.
225명의 사망자가 발생(지난 20일 기준)한 서일본 지역의 폭우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도 내각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서일본 폭우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적절했다’는 응답은 39%에 그쳤으며, ‘적절하지 못했다’는 46%에 달했다.
특히 서일본 지역에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약 11만명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가 내려졌던 지난 5일 밤, 아베 총리가 자민당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이 38%로 하락(6월 44%)한 것도 이 술자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 ‘북일회담’ 등 외교에 대한 기대감도 하락
지난 6월 내각 지지율이 52%로 상승했던 것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정상회담 실현 등 아베 총리의 외교 수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교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며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완전한 비핵화’에 노력한다는 공동성명에 서명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위한 북미 간의 교섭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실현 가능하다’는 응답은 15%에 그쳤으며,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6%를 차지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기대한다’는 응답은 21%로 지난 조사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으며, ‘기대하지 않는다’는 71%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20~22일 일본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RDD 방식에 의한 전화조사로 진행됐으며, 전체의 47.5%인 965건의 응답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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