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거래량 40%가까이 감소
상반기 공인중개사 폐업 3년내 최고
지방 부동산 시장이 더 어려워
[편집자주] 한국경제가 벼랑 끝에 서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까지 걸고 고용 창출을 외치지만 고용지표는 악화일로다. 미국발 무역전쟁이 확산되면서 경제 버팀목인 수출도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생산주체인 기업에 활력을 주는 정책은 외면한 채 ‘소득주도성장’만 고집하고 있다. 경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야 문재인 정부가 힘을 받고, 한국경제도 살아난다. 이에 뉴스핌은 현장 르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경제 회생의 길을 찾는 [이제는 경제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서울 = 뉴스핌] 나은경 기자 =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지역경제와 연관 산업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지방 정부에서는 취득세 세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가 줄어들면서 지방세수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하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폐업하는 공인중개사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은 재고주택 거래시장에 비해 상황이 비교적 좋지만 중소 규모 분양 및 홍보대행사들이 체감하는 경기 침체 영향도 작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지방 분양물량을 많이 수주해온 분양 및 홍보대행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만3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 감소했다. 지난 5월과 비교해도 3.9% 줄었다.
지방 부동산 경기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울산시는 지난해 1분기부터 취득세가 꾸준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는 취득세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취득세 세수 중 부동산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77.4%였다.
울산시의 올해 1분기 취득세는 약 1243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316억원)보다 약 6% 감소했다. 전체 지방세수도 줄어 지난해 1분기 4085억원이었던 지방세는 올해 1분기 3841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금액이다.
울산시 각 분기별 취득세수 변화 [자료=울산시] |
[이제는 경제다 시리즈]
15) 골목상권 보호 법안...국회갔지만 ‘감감무소식’
20) 부동산 거래 급감에 자영업·지역경기도 흔들
21) 노동 현장 "근로 정책이 우릴 향했으면"
22) 제조업 위기는 일자리 위기
23) 반도체 무너지면 '제2 IMF' 쓰나미 몰려온다
24) 중견·중소기업 "근로 현안 해결하는데 바빠 성장은 뒷전"
이 같은 부동산 거래 위축은 공인중개업소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 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폐업 공인중개사 수는 7959명으로 최근 3년간 상·하반기 폐업자 중 가장 많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때문에 재고주택량이 줄어들었고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팔 확률이 적기 때문에 재고주택량은 당분간 더 감소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중개업소는 꾸준히 줄어들어 향후 20~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업공인중개사 폐업 현황 [자료=공인중개사 협회] |
신규 분양시장은 재고주택 시장보다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하방산업 중견·중소업체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한 부동산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전체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양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 부동산 홍보대행사 관계자도 "지난해 하반기 10개 정도의 물량을 수주했다면 올해 하반기는 3~4개 정도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홍보대행사들은 고객사 풀이 다양해 시장 변화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지만 중소 대행사들은 상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분양대행사 역시 마찬가지다. 분양대행사의 경우 프로젝트 기간이 3배 이상 연장되면서 대금을 제때 받기 어려워졌다. 이처럼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작은 분양대행사는 규모가 큰 곳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더욱이 최근 국토부가 분양시장 과열을 이유로 분양대행사 자격 기준을 강화했다. 이는 소형 분양대행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부터 실제 프로젝트 투입까지 보통 1~2개월이 걸리지만 지금은 6개월 이상 걸려 어려움을 겪는 분양대행사들이 많다"며 "건설사들이 정부 정책 및 시장상황을 살피며 분양을 늦추거나 인·허가가 늦춰지면서 프로젝트 기간이 연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은 규모 분양대행사는 중견건설사와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전체 비율 중 지방 분양물량 비중이 많은 편인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