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이민주의 재무제표 X-RAY] 난파선이 크루즈선으로..'패션업 턴어라운드' 휠라코리아

기사입력 : 2018년06월08일 12:00

최종수정 : 2018년06월08일 20:05

가성비 높은 신발 출시해 턴어라운드
'휠라=젊은 감각의 브랜드'로 리뉴얼 성공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휠라코리아는 1991년 윤윤수(72) 회장이 글로벌 휠라 그룹의 한국 지사법인으로 설립했다. 윤 회장의 경영 능력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한 이 회사는 2007년 휠라 본사를 인수해 '현지법인이 본사를 인수하는' 진기한 사례를 만들었다

그런데 위기가 닥쳤다. 2010년대 초반부터 휠라코리아는 '브랜드가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실적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2016년 이 회사는 매출액 3062억원, 영업손실 310억원, 당기손손실 178억원으로 거액의 적자를 기록했다(이하 K-IFRS 별도 국내법인 기준). 이는 위기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패션 기업에게 브랜드 가치 훼손은 치명적이고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 회사는 불과 수년만에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만들어냈다. 올해 이 회사는 매출액 3930억원, 영업이익 244억원, 당기순이익 210억원이 예상되는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휠라코리아 국내법인 당기순손익 추이. K-IFRS 별도. 단위 억원. 자료 : 2010~2017 휠라코리아 사업보고서

◆ 신발 사업에서 승부수

어떻게 이런 턴어라운드가 가능했을까? 

이 회사의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궁금증이 풀린다. 이 회사의 올해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은 신발이다. 주력 품목이 의류에서 신발로 바뀐 것이다.

 

휠라코리아 품목별 매출액 비중. 2010년 (왼쪽), 2017년. K-IFRS 별도 국내법인 기준. 자료 : 신영증권

 

휠라코리는 신발 브랜드 '코트디럭스', '디스럽터'에 이어 '휠라 레이(Fila Ray)'를 내놓았는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신발 생산량은 2016년 121만켤레, 지난해에는 250만켤레에서 올해 600만켤레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신발 실적 개선을 만들어낸 비결은 가성비에 있다. 휠라코리아 신발의 평균 가격은 6만 9000원대로 경쟁사 대비 30% 가량 저렴하고, 디자인은 세련된 젊은 세대의 감각을 반영하고 있다. 

휠라 코리아의 코트디럭스 슈즈(오른쪽). 자료 : 휠라코리아

◆ 중국 소싱센터 구축해 재고자산 효율적 관리

'판매가 6만원대 신발'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현실에서 이 같은 '착한 가격'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가 중국 푸젠(福建)성 진장(晋江)에 신발 소싱센터를 구축해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진장의 소싱센터는 기획과 생산이 분리된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일괄 기획 및 생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수요 예측과 동시에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고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이 전년비 56% 증가한 반면 재고자산은 오히려 소폭(1.4%) 감소했다. 이를 재고자산회전일수로 환산해보면 131일에서 81일로 개선된 수치다. 

휠라코리아 매출액, 재고자산 추이. K-IFRS 별도 국내법인 기준. 자료 :휠라코리아 2018년 1분기 사업보고서.

재고자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는 진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패션 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패션 기업은 재고자산을 첫해에는 백화점에서, 이듬해에는 할인점에서 판매하고, 그래도 남은 재고는 폐기하는데 한 단계씩 넘어갈 때마다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 브랜드 이미지 개선

신발에서 시작된  '휠라' 브랜드의 이미지 개선은 의류, 가방, 액세서리 부문에도 파급되고 있다. 이제 휠라는 젊은 세대의 세련된 감각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변신했다.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휠라'하면  '부모님 옷장에 걸려 있다', '아버지가 골프칠 때 입는다' 로 인식되던 브랜드가 환골탈태한 것이다. 

휠라코리아 캐주얼웨어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

이 같은 변화는 윤윤수 회장의 외아들 윤근창(43) 대표이사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윤 대표는 미국 휠라에 근무하다가 지난 2015년 7월 휠라코리아 부사장으로 취임해 변화를 주도했고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정리해보면 이 회사는 핵심 경쟁력인 디자인 감각을 신발에 도입하고, 중국 소싱센터를 활용해 가격을 낮추면서 턴어라운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연결 기준으로 휠라코리아의 2017년 매출액 비중은 미국 골프용품 법인 아쿠시네트(Acushnet) 71%, 한국 법인 14%, 미국 법인14%, 로열티 1%로 이뤄져 있는데, 한국 법인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아쿠시네트, 미국 법인도 골고루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한 감이 있지만 이 회사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 추이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hankook6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