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업계, 여름 성수기 페스티벌 직격탄 맞고 '울상'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힙합신이 범죄로 물들었다. 래퍼들의 음주와 폭행은 마약에 비해 어째서인지 가벼운 죄질이 돼버렸다.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래퍼들이 마약 흡입 및 흡연 혐의가 잇따르며 충격을 더하고 있다.
◆ Mnet ‘쇼미더머니’ 출신 래퍼들의 몰락
지난 2016년 힙합 열풍을 일으켰던 ‘쇼미더머니5’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한 래퍼 씨잼은 최근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적발돼 구속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달 2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씨잼 등 2명을 구속하고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가수 지망생 A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씨잼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등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았다. 흡연 사실을 인정한 그는 현재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씨잼 인스타그램] |
씨잼의 대마초 흡연이 더욱 충격을 안긴 것은 바로 ‘쇼미더머니5’ 방송 당시에도 마약에 손을 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랩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만큼 대중은 씨잼에게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쇼미더머니’의 시즌3에 출연했던 빌스택스(바스코)도 씨잼과 함께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아 충격을 안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사람은 대마초 흡연과 코카인, 엑스터시에까지 손을 댇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 저스트뮤직은 “씨잼과 빌스택스는 본인의 행동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앞으로는 회사 차원에서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음악인으로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저스트뮤직 공식 홈페이지] |
그러나 저스트뮤직은 씨잼의 대마초 흡연 혐의 보도가 나오고 이틀이 지나서야 뒤늦게야 사과문을 발표, 뭇매를 맞고 있다.
두 사람의 마약 범죄는 힙합 마니아들에게만 피해를 준 것이 아니다. 씨잼과 빌스택스가 가수 케이티의 데뷔 앨범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케이티 소속사는 1일 “씨잼과 바스코가 케이티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뮤직비디오 상 비중이 커서 현재 편집에 고심 중이다. 추가 촬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최악의 경우 데뷔 일정도 조율해야 될 듯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래퍼들의 마약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즌3(2016)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아이언 역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시즌5에서 프로듀서로 출연했던 쿠시도 지난해 12월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쿠시는 무인 택배함에 보관된 코카인을 가지러 갔다가, 잠복하고 있던 형사들에게 체포됐다.
[사진=도넛맨 인스타그램] |
◆ “사랑합니다” “대마초를 피든 말든”…래퍼들의 ‘스웨그’인가?
씨잼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되기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녹음은 끝내놓고 들어간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여기에 논란을 가중시킨 것이 바로 동료 래퍼들이다. ‘고등래퍼’에 출연한 래퍼 윤병호는 씨잼의 SNS 댓글을 통해 “사랑합니다. 다녀오십쇼”라는 말을 더했다.
씨잼을 옹호하는 뉘앙스로 물의를 빚은 윤병호는 이번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검(실시간 검색어) 3위의 핫한 남자”라는 말과 더불어 댓글을 통해 “잘못한 게 없는데 인정하고 고개 숙이라니”라는 말을 남기도 했다.
래퍼 도넛맨도 지난달 29일 “남이 대마초를 피우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해 대마초 흡연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도넛맨은 “범죄를 옹호한 적도, 조장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사진=윤병호 인스타그램] |
래퍼들의 마약 스캔들과 도에 지나친 옹호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곳은 공연 업계이다. 여름을 맞아 각종 페스티벌이 열리는 시기인 만큼 공연흥행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공연장에서 아이돌 못지않게 뜨거운 호응을 이끄는 아티스트가 바로 래퍼다. 하지만 이번 마약 논란으로 각종 행사와 페스티벌 라인업에 래퍼들을 추가하는 것이 꺼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황으로 겨우 침체기에서 벗어났던 힙합계가 다시 주저앉을까 다들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이 컸던 만큼, 다들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