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힐 전 美국무 차관보 “북핵 해법, 단계적 비핵화가 현실적”

기사입력 : 2018년05월28일 14:09

최종수정 : 2018년05월28일 15:40

"내가 보좌관이면 공동문서 초안 작성해 북한에 전달하자고 조언"
"볼턴은 충성심 있는 사람 아냐. 트럼프 대통령도 곧 알게 될 것"
"현 시점에서 미국이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 주한 미국 대사와 북한 핵 관련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등을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의 비핵화 추진 방식에 대해 “단계적 비핵화가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힐 전 차관보는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아무 보상도 주지 않고, 한순간에 핵무기를 제거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부시 정권도 좋아서 단계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핵포기로 이어지는 확실한 조치를 첫 번째 단계에서 취하면 그에 따라 보상을 주는 것이 현실적이고 더 나은 방법이다. 만약 어느 한쪽이 이 방법을 제안한다면 그걸로 합의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교섭에서 단계적인 비핵화를 성공시키는 방식에 대해 자신이 지금 보좌관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대표단을 결성케 하고, 우선 공동문서의 초안을 작성해 북한 측에 전달하자”고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되면 북한은 대안을 제시하거나, 미국 측 초안을 수정하려고 할지 모른다”며 “그 과정에서 적어도 북한이 진지한 대화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또 “확실한 검증이 가능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무기를 관리하게 하고 국외로 반출할 수 있다. 부시 정권 당시에는 검증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은 자신들이 신고한 부분만의 검증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 외에도 핵 계획이 있을 것으로 의심했다. (하지만) 그 이상은 검증(에 대한 논의)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북핵 관련 6자회담 당시 미국 측 대표로 북한과의 협의를 마치고 기자단의 질문에 대답하는 힐 전 차관보의 모습.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볼턴은 충성심 있는 사람 아냐. 트럼프 대통령도 곧 알게 될 것

대북 정책에서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볼턴이 (핵 포기 모델로 미국이 정권 존속을 보증하지 않았던) 리비아 방식에 대해서 발언했을 때 의도적으로 소동을 일으키려 하는 것인지 의심했다”며 “볼턴은 자신과 의견이 안 맞는 사람과 말하는 걸 싫어한다. 부시 정권 때도 대통령 및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당시)을 비판했다. 충성심이 있는 타입도 아니고 고결하지도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곧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북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밝히며, 현 시점에서 미국이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북한 문제에 협력한다면 관세율을 낮추겠다’ 등으로 중국과 협상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중국이 신뢰하는 인물을 파견해 미국이 어떻게 북한 문제를 지속적인 형태로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긴장을 높여 상대에게 양보를 압박하는 북한의 벼랑 끝 외교 전술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은 일단 뭔가에 합의하면 그 1시간 후에 ‘새로운 지시가 내려왔으니 아까의 건은 백지다’라고 말한다”며 “그러면 나는 ‘좋다. 그러나 나는 일단 합의한 것을 당신들이 받아들이겠다고 확약할 때까지 더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핵 문제를 둘러싼) 6자 회담에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차관(당시)과 3일 동안 대화하는 것을 거부한 적이 있다며 “당황한 중국이 평양과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뒤 ‘오늘 북한과 만나면 된다. (원래 합의를 수용한다는) 새로운 메시지가 왔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김 차관과 만나면 그대로 됐다”고 설명했다.

 

goldendo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