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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남변녀] 김계리, "변호사는 면허 없는 정신과 의사 역할해야"

기사입력 : 2018년05월28일 09:51

최종수정 : 2024년12월19일 09:45

검정고시 뒤, 대학 1년 알바 때 상처 받아 사시에 도전
눈 앞에서 의뢰인 긴급체포돼 검사에 격렬히 저항
3년 뒤 로펌 차리고 싶어...스킨스쿠버 대신 골프에 빠져

대한민국 변호사 2만5000명 시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 변호사로서의 꿈, 그리고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노력을 뉴스핌 법조팀이 조명합니다. 특별한, 특별하지 않은 변호사들의 많은 인터뷰 요청을 기대합니다.[편집자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변호사는 면허 없는 정신과 의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억울해하고, 불안해하는 의뢰인을 위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뉴스핌이 만난 김계리 변호사(사시 52회)는 "법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마지막으로 찾는 수단, 의뢰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얼마전 검찰 조사 입회에 들어간 한 의뢰인이 화장실에서 저한테 안겨 펑펑 울었다"면서 "변호사는 변호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전문 변호사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서 신문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1984년생,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케이파트너스 변호사이다.

부족함 없이 평탄한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 같았다. 겉으로 보이는 분위기가 그랬고, 복잡한 사연일수록 섬세한 여성 변호사가 의뢰인 입장에선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반전이 일어났다. "저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 했다" 변호사가 된 동기를 물어보자, 돌아온 김 변호사의 답이었다. 순간, 김 변호사 대한 호기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 검정고시 뒤, 대학 1년 알바 때 상처 받아 사시에 도전

김 변호사는 "(중고교 시절) 모범생의 인생과는 전혀 동 떨어진 삶을 살았다. 대학은 정상적인 나이에 입학했는데, 검정고시를 봐서 그런지 대학 1학년 때 이제라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 사건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대학 1학년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러움을 많이 당했다. 당시 일하던 곳 매니저한테 부당한, 부당한지 아닌지 그때는 몰랐지만, 어린 제 마음에 상처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김계리 변호사 [사진=본인 제공]

20살때 준비를 시작한 사시는 7년 차에 합격했다. 상처가 변호사로서의 꿈을 갖게 한 셈. 그래도 직업인으로서의 변호사는 힘들었다.

김 변호사는 "메디컬이나 법정 드라마를 종종 보면 의사, 변호사 등이 나온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주로 화려한 모습이 부각되지만, 일해보니 정말 일을 많이 해야 했다. 나도 그랬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전 직장에 있을 때 사건이 많아 힘들었다. 변호사로서 치열하게 사는 등 이런 삶을 꿈꿔온 것은 맞는데, 일이 너무 많으니까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솔직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요즘 워킹과 라이프의 밸런스를 뜻하는 '워라밸'이 유행인데 그 때는 라이프 없이 워킹만 있었다. 잠도 잘 못 잤다"

올해 변호사 6년차인 김 변호사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 동안 변호사 업계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1만7000번대 변호사이다. 한해 로스쿨에서 1500명씩 변호사가 쏟아지는데, 아마 지금은 2만5000여명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변호사 수는 2만4000여명이다. 오는 2022년에는 변호사가 3만명에 달한 전망이다. 법률 수요 보다 공급이 많은 탓에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변호사는 "예전에는 변호사 등 직업에 대한 존중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 직업이든 간에 그런 게 좀 없어진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 2017년 10월17일 검찰,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 긴급체포...

"검사님! 이건 적법한 긴급체포가 아닙니다. 추 전 국장 사건을 맡았는데, 제 눈앞에서 의뢰인이 긴급체포당하는 것으로 보게 됐다. 검찰 조사 입회를 하루에 10여 시간을 하고, 검찰은 구속시킬 준비가 다 돼 있었다. 저는 그것을 혼자 준비해야 했다"

김 변호사는 추 전 국장에 대한 변호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첫번째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하고 집에 와서 한숨도 못 잤다. 다행히 첫번째 영장은 기각됐지만, 두번째 영장은 발부됐다"고 말했다.

추 전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공직자와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내용을 보고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김 변호사의 눈이 더 반짝거렸다. 그는 "직권남용이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다퉈봐야 하는 혐의이다. 사실관계도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언론에 나오는 뉴스가 모두 진실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얼굴이 달아오른 기자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가 보군요"라고 묻자, 김 변호사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코멘트를 꼭 말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눈빛으로도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

 ◆ "3년 뒤 제 로펌 차리고 싶어요"..변호사 꿈 열렬히 앓았던 20대로 돌아가긴 싫어

김 변호사는 앞으로 3년여 뒤, 본인 로펌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가 개업했을 때 한 5년이면 제 로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업한지 1년 반 지났으니까 3년 반쯤 남았네요. 월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웃어보였다.

이어 "저는 형사 전문 변호사이지만, 부동산쪽으로 특화하기 위해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면서 "개업하고 승소 소문이 조금은 난 것 같아 사건 의뢰가 꾸준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직업에 만족한다고 했다. 너무 바쁜 것만 빼면...

그는 "요즘 변호사가 많아져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연수원 다닐 때 '내가 훌륭한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을 했었든데 변호사는 직업적 소명에서 오는 기쁨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평생에 소송을 한번 해볼까 말까 하는거잖아요. 어떤 사람에게 있어 소송은 흔한 이벤트일수 있겠지만, 또 어떤 이에겐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요"라며 "이것을 저와 함께 해서 승소하면 좋은 거고, 지더라도 후회없이 해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의뢰인과 상담해보면 승소와 패소를 어느정도 알 수 있어요. 저는 안 되는 것을 되겠다면서 선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승소율이 좀 높은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기사에는 승소율을 쓰지 말아달라고 했음)

마지막으로 변호사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법대로 하란 말 있죠? 일을 하다보면, 인간의 저 깊이 깔려 있는 더러운, 저급한 면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는 매력 있는 직업이고, 어떤 일을 해도 발판이 될 수 있다"

스킨스쿠버를 좋아했는데, 시간 여유가 없어 못 가고 있다는 김 변호사는 요즘 골프에 빠져 있다. "1년에 네다섯번씩 해외로 다이빙을 나갔다. 그런데 휴가기간에 동안 매출이 좀 떨어지더라. 대신 주중에 골프를 친다"고 말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변호사가 되기 위한 20대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변호사는 "꿈을 열렬히 앓았었다. 나의 20대는 아팠다. 누군가 나에게 20대로 다시 돌아갈래? 묻는다면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단호히 아니오. 라고 답할거다...지독히도 꿈을 앓았지만 행복했다. 독서실 앞 자판기 커피도"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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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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