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측 “당시 만취상태 기억 안나지만 진심으로 후회”
“‘서 검사 날려야한다’ 등 부당한 인사 지시한 적 없어”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53, 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18일 첫 재판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1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에 도착했다. 2018.04.18. adelante@newspim.com |
안 전 국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1차 공판에서 이같이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안 전 국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만취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 여전히 기억이 없으나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정상적 발음이 안 될 정도로 만취했다는 현장 목격자 진술이 있으며 맨 정신이었다면 장관 앞에서 여검사를 추행할리 없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전 국장은 올해 1월 언론보도를 통해 성추행 사실이 공론화되기 전까지 알지 못해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인사 직권을 남용할 동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이 검찰 간부로부터 ‘술먹고 사고치지 말라’는 지적을 받아 부당 인사 조치 전에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해당 간부는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며 만약 그랬다면 피고인에게 그런 얘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며 “정확하게 말한 게 아니라 추론한 것”이라 반박했다.
검사 인사 실무를 맡은 이모·심모 검사에게 ‘서 검사를 반드시 날려야한다’고 진술했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두 검사는 피고인의 특별한 지시사항이 없었다고 반복해서 진술하고 있고, 실무에 관여한 박모 수사관 등도 피고인이 부당한 지시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 측은 “서 검사의 통영지청 발령은 당시 법무부 검찰국 실무담당 검사가 여러 인사기준을 참고해 배치한 것”이라며 “당시 유감스럽지만 서 검사의 근무평가 순위가 좋지 않았고 직전 사무감사에서의 검찰총장 경고, 인천·여주 등 수도권 지역 연속 근무, 검사인력사정 등 통영 발령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서지현 검사의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 성추행하고 서 검사의 통영지청 발령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성추행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부당 인사 발령 부분에 대해서만 불구속기소했다.
다음 공판은 내달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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