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지난달 13일 법무부에 중재의향서 제출
정부 중재 거부하면 론스타·하노칼·다야니 전철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Elliott)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소송(ISD·Investor-State Dispute)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ISD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정부는 앞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네덜란드 자회사 하노칼, 이란 엔텍합그룹의 대주주 다야니에 ISD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 외환은행 먹튀 논란 론스타..5조원대 소송 2년째 판결 미뤄져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아치우며 ‘먹튀 논란’을 불러왔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 ISD를 제기했다.
외환은행 매각 절차 지연과 한국의 부당 과세로 손해를 봤다는 주장으로, 한·벨기에 FTA의 ISD 조항을이 소송의 근거가 됐다.
소송은 지난 2013년 1월 첫 변론 절차가 시작된 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2016년 6월 23일 제4차 심리와 최종변론을 끝으로 중재판정을 앞두고 있지만 최종 판결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법무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론스타와의 ISD 대응 비용으로만 300억원이 훨씬 웃도는 자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UAE 네덜란드 자회사 하노칼..현대오일뱅크 소송 취하
아랍에미리트의 부호 만수르가 소유한 것으로 유명한 하노칼은 지난 2015년 5월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국세청이 2010년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매각한 양도차익에 부과한 세금 2400여억원이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하노칼은 지난 2016년 7월 26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ISD 소송 취하 의사를 밝혔다.
‘제2의 론스타’ 사태로 불리며 우려를 낳았던 하노칼과의 ISD는 사실상 정부의 첫 승리로 끝이 났다.
◆이란 다야니, 대우일렉 소송 진행중
이란계 엔텍합그룹의 대주주 다야니는 2015년 9월 14일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지난 2010~2011년 엔텍합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공평하게 대우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10년 4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 과정에서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엔텍합 측이 인수대금 인하를 요구하며 대금 지급 기일을 넘겨 인수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다야니측은 ISD를 제기하면서 인수계약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손해를 입었고, 예비적으로 보증금 상당의 반환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야니 측과의 ISD 소송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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