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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40년] 78학번 신싼제 출신 기업인, 리둥성 TCL 회장

기사입력 : 2018년02월26일 16:49

최종수정 : 2018년02월26일 16:49

문혁 끝자락 대학 입학 ‘신싼제’ 출신
독서 즐기던 문학소년, 스승 권유로 이공계 진학
작은 테이프 공장, 글로벌 기업 TCL로 키워

[뉴스핌=홍성현 기자] 중국에는 유난히 ‘신싼제(新三届 77 78 79학번)’ 출신 기업인들이 많다. 문화대혁명 기간 중단됐던 가오카오(高考대학입시)가 1977년 부활하면서 대학 입학이 큰 붐을 이뤘고 이때 대학생들이 개혁개방의 체제 변혁속에서 대대적인 기업 설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TCL 그룹 리둥성(李東生) 회장은 대표적인 신싼제 출신 기업인으로 문혁 종료후 대학 공부를 하고 격동의 개혁개방 최전선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2018년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신싼제 출신 기업가' TCL 리둥성 회장의 일대기를 돌아본다.

**용어 설명

신싼제(新三届): 중국에서 77 78 79학번을 가리키는 용어로, 문화대혁명(1966년~1976년)이 끝나고 가오카오(高考 대학입시) 부활로 대학에 들어간 3개의 학번을 말한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소설가 모옌(莫言)과 츠리(池莉), 스카이워스(創維) 창업자 황훙성(黃宏生) 등이 있다.

리둥성(李東生) TCL 회장 <사진=바이두>

문혁 때도 주경야독, 스승 조언에 이과 진학

1957년생 리둥성(李東生)은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 출신으로,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지속된 문화대혁명(文明化大革命 문혁)을 겪으면서 자란 세대다.

지식인을 탄압했던 문혁 시절, 학업에 대한 의지가 무력화됐던 그 시기 리둥성의 별명은 다름 아닌 ‘책벌레’였다. 워낙 책을 좋아했던 그는 문학, 역사, 철학 서적을 섭렵했고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이었던 가오쥔자오(高君昭)는 그런 리둥성의 남다른 점을 눈여겨 봤다. 가오 선생은 “언젠가는 지식인이 다시 빛을 보는 때가 올 것”이라며 리둥성이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했다.

1977년 가오카오(高考 대학입시) 부활 소식을 리둥성에게 처음 알려준 사람 역시 가오쥔자오였다. 당시 농장에서 일하고 있던 리둥성은 뛸 듯이 기뻐하며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책벌레 리둥성은 당연히 문과대학에 지원할 생각이었지만, 스승 가오쥔자오의 반대에 부딪힌다.

직설적인 성격의 리둥성이 문과 전공을 하면 졸업 후 정치∙사회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 테고, 차라리 이공계 졸업 후 자신의 사업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 가오 선생은 판단했다. 그렇게 리둥성은 화난공학원(華南工學院 현 화난이공대학)에 진학한다.

결과적으로 이때의 선택은 옳았다. 공과 분야를 전공한 리둥성은 지금 세계적 기업 TCL의 수장이 됐으며, 중국 가전제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았다. 이후 리둥성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교에 ‘가오쥔자오 장학금’을 만들었다.

한편, 리둥성이 입학한 화난공학원 78학번에는 ‘화공삼검객(化工三劍客)’이라 불리는 전설의 3인이 있다. 전(前) 콘카그룹 회장 천웨이룽(陳偉榮), 스카이워스(創維) 창업자 황훙성(黃宏生),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이 바로 TCL 리둥성 회장이다. 이들은 훗날 컬러텔레비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중국 텔레비전 산업 발전사를 장식한다.

화난공학원 78학번 ‘화공삼검객(化工三劍客)' <사진=바이두>

철밥통 버리고 선택한 회사, 글로벌기업으로 키워

졸업 후 리둥성은 고향 후이양(惠陽)에 배치된다. 지방 정부 과학기술위원회 혹은 공안처(公安處) 통신과학담당 중 택일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기업이나 공장에서 일해보고 싶었던 리둥성은 자원해서 TTK(현 TCL의 전신)로 들어간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리둥성을 ‘헛똑똑이’라고 했다. 안정적인 ‘철밥통’을 버리고 기업을 택한 것이 당시로써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리둥성은 “그간 배운 기술을 썩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컸다.

TKK는 원래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규모는 작아도 선진화 된 운영 시스템을 갖춘 회사라 보고 배울 것이 많았다. 리둥성의 성실한 태도와 배우려는 자세는 금방 경영진의 눈에 들었고, 2년도 되지 않아 공장 주임(主任)으로 발탁된다.

리둥성의 파격 승진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가 28세 젊은 나이에 TCL통신설비공사(通信設備公司) 총경리(總經理)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남과는 차별화된 방식을 추구하는 리둥성의 비범함에서 비롯됐다.

TKK 제품을 들고 베이징 전시회에 참가했을 때였다. 전시 부스가 하나 같이 동일한 모양과 규격을 하고 있음을 발견한 리둥성은 형형색색의 테이프와 컬러 조명으로 부스를 꾸몄다. 남다른 외관은 당시 국무원 부총리 천무화(陳慕華)의 시선마저 강탈했고, 유명 인사 방문 효과로 TKK의 매출은 단번에 2배로 치솟았다.

TCL을 세계 굴지의 TV 제조업체로 만든 것도 리둥성이었다. 지난 1993년 리둥성 당시 TCL 그룹 총경리는 컬러텔레비전(TV) 사업에 뛰어든다. 이 분야에서 시작이 늦은 후발주자였지만 비약적인 성장으로 중국 TV 부문 1위 왕좌를 차지했고, 이후 TCL은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제조하는 종합가전업체로 변모한다.

성실하고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 리둥성은 과거 한때 정계 입문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 중 큰 적자를 입었을 때도 흔들림 없이 가전업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했고, 결국 재기에 성공했다.

중국 개혁개방과 함께 성장해 온 리둥성의 TCL은 현재 중국 대표 가전업체이자 글로벌 TV 브랜드로서 위용을 떨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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