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70년간 군형법 판례 뒤집는 결정
[ 뉴스핌=황세준 기자 ] 동성 군인사이 발생한 성관계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합의했다는 게 이유다.
서울북부지방법원(형사9단독 양상윤 판사)은 군형법상 추행 혐의로 기소된 예비역 중위 A(2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현역 복무 중이던 지난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다른 부대 중위 B(22)씨와 합의로 6차례 유사성행위 또는 성관계를 가졌다.
군형법 제92조 6조항은 '군인 또는 준군인에 대해 동성간 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A씨와 B씨 모두 처벌 대상이다. 실제 동성 군인간 성관계는 1948년 동법 제정 이래 지난 70년간 무조건 처벌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군 형법 조항은 의사에 반하지 않는 동성 성행위까지 금지하고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것"이라며 "해당 조항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또 "강제성 없이 이뤄지는 자발적인 성관계로 건전한 생활과 군기에 위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위계·위력 등을 이용해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를 한 경우에만 동 조항을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해 6월 군검찰에 기소됐으나 A씨가 같은달 만기 전역하면서 민간법원으로 사건이 넘어왔다. B씨는 군 법원에서 재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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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