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를 무대로 활약했던 화가 에드 모지스(Ed Moses)가 타계했다. 에드 모지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베니스비치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91세로 타계한 미국의 추상화가 에드 모지스. <사진= KWAKU ALSTON> |
캘리포니아 롱비치 출신의 모지스는 한 때 외과의사를 꿈꿨으나 UCLA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예술가로 등단했다. 그는 1957년 결성된 미국 서부의 현대미술그룹 ‘Cool School’의 창립멤버이자 리더로, L.A 지역의 추상미술운동을 이끌었다. 1968년부터는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Urvine) 캠퍼스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네덜란드 화가 피에 몬드리안의 작업에서 많은 영감을 얻은 그는 일평생 기하학적 추상화를 비롯해 다양한 추상실험을 거듭하며 미국 서부 추상표현주의의 한 축을 담당했다. 스스로 “손재주가 없어 추상작업을 한다”고 토로했으나, 모지스는 변방에 머물렀던 미국 서부 현대미술의 발전을 주도하며 후진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아들 앤디 모지스(Andy Moses)는 “부친은 데뷔 이래 60년간 쉼없이 활동하며 수없이 많은 전시에 참여했고,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한 2주 전까지도 매일 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장미를 추상화한 에드 모지스의 작업 ‘untitled’.<사진= Ed Moses> |
모지스는 전후 미국 화단의 전위에서 활동했으나 미니멀리즘이라든가 개념미술에 휩쓸리지 않고, 추상표현주의와 기하학적 반복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회화적 스타일로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멕시코의 티후아나(Tijuana)에서 발견한 장미무늬를 빽빽한 추상화로 재현한 초기작업 ‘장미 드로잉’으로 이름을 얻은 그는 1970년대에는 합성수지를 캔버스에 부어가며 붉은색, 푸른색 선들을 교차시킨 작업 등 혁신적인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이 미국적인 추상 미학에 아시아적 미감이 혼재돼 있고, 우연성이 살아있다며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영역을 확장시켰다”고 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