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포항 강진 현장] 포항 여진 속 대피소의 밤...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빛'

기사입력 : 2017년11월17일 07:29

최종수정 : 2017년11월17일 07:36

15일 강진 이후 이틀째 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포항=뉴스핌 김범준 기자] "괜찮은교?(괜찮으세요?)"..."개않심더(괜찮습니다)"

16일 오후 11시경, 지진으로 인해 800여명의 이재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실내체육관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귀에 들어온 한마디 대화였다.

주민들은 이웃과 마주치면 으레 서로 안부를 물었다. 걱정도 잠시 미룬 채, 잠시 밝은 표정을 지어 보기도 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있었다.

자정을 불과 1시간 앞둔 시각이었지만, 대피소 안팎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하루빨리 일상과 가정으로 돌아가길 염원하는 '희망의 불빛'일지도 모른다.

체육관 앞뒤를 잇는 네 줄의 통로를 제외하곤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화장실을 오가는 길목은 성인 한 명만 간신히 지나다닐 정도였다.

그렇지만 북새통은 아니었다. 차분하고 조용했으며, 곳곳에선 이따금씩 웃음꽃도 피었다. 아이들은 끼리끼리 모여 천진난만한 얼굴로 간식을 먹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기도 했다.

구호물품이 조금은 부족했는지, 한 노년 부부는 한 장의 담요를 사이좋게 덮고 앉아 서로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자신을 '흥해아줌마'로 소개한 한 이재민은 "집에 가야죠"라면서 "딱히 (집에서 무언가) 가져올 게 없어도 아침 저녁으로 집에 다녀오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위험할텐데 괜찮냐는 질문에 "그래도 집이 최고다"라며 웃어보였다.

대피소 곳곳에는 학생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자원봉사자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포항시 자원봉사센터연합회 회원인 50대 주부 박은선(아래 사진 왼쪽)씨는 지난 15일 오후 강진이 발생하고 이곳에 대피소가 처음 마련됐을 때부터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박씨는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안타깝고 그저 돕고 싶은 마음에 (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쉽게 모인 게 아닐까 생각해요. 심지어 어떤 봉사자는 직장에 출근 하시면서도 (퇴근 후 이곳에) 오셔요"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에도 그의 손은 컵라면에 물을 붓고 나눠주기 바빴다. 고통받는 주민들에 비하면 밤새워 봉사하는 것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하는 모습은 포항의 늦가을 밤 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해 보였다.

어느덧 '포항의 밤'은 깊어져 자정을 훌쩍 넘겼다. 흥해 실내체육관 대피소의 불빛은 잦아들었지만 '희망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포항의 밤은 집으로 돌아갈 '내일'의 꿈으로 채워져 갔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