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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아닌 '인간' 윤이상을 조명한다…연극 '윤이상;상처입은 용'(종합)

기사입력 : 2017년10월24일 17:28

최종수정 : 2017년10월24일 17:34

[뉴스핌=황수정 기자] 예술가가 아닌 인간 윤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극 '윤이상;상처 입은 용'이 공연 중이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연극 '윤이상;상처 입은 용'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장계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극장운영부 부장, 정재훈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윤봉구 경기도립극단 단장, 이대웅 연출, 이오진 작가, 허안 음악감독, 배우 이찬우가 참석했다.

'윤이상;상처입은 용'은 작곡가 윤이상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문화의전당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기획한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곡가로 인정받았지만 끝내 날개를 펴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모았다.

정재훈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올해가 윤이상 100주기로, 많은 행사가 있지만 삶을 조명하는 연극은 최초"라며 "윤이상의 음악은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작품을 이해하려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음악을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윤이상의 삶과 철학을 연극을 통해 알아가면서 작품과 인간 윤이상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음악을 처음 만난 6살 윤이상부터 17세, 21세, 29세, 35세, 47세, 상처로 가득한 노년 시절의 윤이상을 담는다. 삶의 중요한 순간들의 각기 다른 윤이상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비극적인 한국 근현대사 사건들로 힘들었을 그의 삶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대웅 연출은 "윤이상이 어떤 음악가이고, 어떤 정치적인 논쟁에 서있었는지에 대한 사료는 많지만 그냥 한 사람, 한 가장, 동시대에 살던 청년으로서의 고민들이 언급되는 지점이 없다"며 "연극을 통해 윤이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찾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오진 작가는 "작품이 끝난 후 관객들이 윤이상이라는 인물에 대해 검색을 해봤으면, 궁금해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며 "보통 무대 위에는 갈등하는 캐릭터가 올라간다. 제가 본 윤이상은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분명했다. 저는 끊임없이 흔들리는데, 그 시대 윤이상은 어떻게 흔들리지 않았나 많이 생각하고 배웠다"고 말했다.

노년의 윤이상을 연기한 배우 이찬우는 "일련의 여러 가지 사건을 겪을 때 인간으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견뎌냈을 지에 포커스를 맞췄다"며 "저도 몇 십년 연기를 한 예술가로서, 같은 예술가끼리 그 분은 어떤 힘으로 그 어려운 예술의 길을 걸어왔을지, 저와 겹쳐지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내서 접목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윤이상의 또다른 자아를 대변하는 첼로는 물론, 거문고, 피아노, 타악기가 무대 뒤쪽 위편에 숨겨져 라이브로 연주를 펼친다. 윤이상의 음악은 물론 새롭게 작곡한 곡들이 이야기의 감동을 더한다.

허안 음악감독은 "일반 관객들은 윤이상의 음악을 잘 모른다. 음악하는 사람도 어려워하는 곡이라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며 "첼로가 윤이상의 자아를 대변했다면, 거문고는 윤이상의 성격과 내면을 대변한다. 거문고는 선비 악기라고 한다. 우직하고 고집이 세고 신념이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이미지의 악기다. 거문고가 윤이상 선생님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윤이상;상처 입은 용'은 오는 2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경기도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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