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컬처톡] 절정의 가창력·현대적인 연출력 돋보인 오페라 '리골레토'

기사입력 : 2017년10월20일 18:03

최종수정 : 2017년10월20일 18:03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국립오페라단 '리골레토'에서 딸 질다 역의 소프라노 캐슬린 김을 끌어안고 있는 리골레토 역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뉴스핌=최원진 기자]  "죽지 마라, 나의 보물아…날 불쌍히 여겨다오."

리골레토 역의 이탈리아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가 죽어가는 딸 질다 역의 소프라노 캐슬린 김을 안고 울부짖는 장면은 관객들 마음속 깊은 전율을 느끼게 했다. 데비드 체코니가 "질다! 아 저주다"라며 죽은 딸 앞에 쓰러지자 커튼이 내려졌고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오페라단 '리골레토'가 막을 올렸다.

'리골레토'는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이라는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베르디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서 17세기 만토바 공작의 궁은 화려한 현대 나이트클럽으로 바뀌었고, 공작은 나이트클럽을 물려받은 사장으로 등장한다. 리골레토는 나이트클럽에서 쇼하는 코미디언이다. 권력자의 횡포와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 앙심을 품은 리골레토. 자신의 딸 질다를 겁탈한 사장에게 복수하려다 되려 딸을 죽이게 되는 광대의 비극이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리골레토'에서 만토바 역의 테너 정호윤이 화려한 밤을 즐기고 있는 장면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1막 커튼이 올려지자 큰 철조구조물과 화려한 불빛, 서커스를 연상케 하는 세팅이 관객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대 곳곳에는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 클럽 바에서 서빙하는 술은 우리나라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에 1막 2장과 3막에 등장하는 스크린 배경에는 '노래방' 문구가 돋보이는 네온사인이 등장한다.

특히 살인 청부업자 스파라푸칠레가 있는 술집은 주황색 천막의 포장마차로 나와 지나치게 어둡고, 침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살짝 띄워준 현대적인 미장센이었다. 가수들도 청바지, 가죽 재킷, 운동화 등 격식 없는 옷차림으로 나와 '리골레토'가 어려운 고전 작품이란 편견을 깼다.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리골레토'에서 만토바 공작 역의 테너 정호윤과 질다 역의 소프라노 캐슬린 김이 재회하는 장면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2막에서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테너 정호윤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감탄을 자아냈다.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 역의 테너 정호윤은 구알티에르 말데란 이름의 가난한 학생으로 신분을 속여 질다에게 접근한다. 사랑에 빠진 질다는 공작이 가고 난 뒤 집 앞에서 아리아 '사랑스러운 그 이름'을 부른다. 캐슬린 김은 터질듯한 발성을 마치 숨을 쉬듯 쉽게 내뱉었다. 1막에서 테너 정호윤이 부른 '여자의 마음은 갈대'는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아리아다. 2층 구조물 위에 서서 불러도 잘 들리는 그의 성량과 여러 번 들어도 새로운 정호윤만의 기법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질다와의 사랑의 이중창 '사랑은 영혼의 태양'에서 캐슬린 김과 호흡은 관객들의 "브라보! (Bravo)" 환호성을 끌어냈다.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는 유달리 높낮이 변화가 심한 곡을 기술적으로 소화하기보다 연기력으로 승화시켜 눈길을 끌었다. 딸에 대한 뜨거운 부성애를 표현한 낮은음 부분은 느린 몸짓과 애절한 표정으로, 반면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때 높은 음은 격정적인 몸부림으로 표현했다.

국립오페라단이 지난 1997년 공연 이후 20년 만에 올린 '리골레토'. 17세기 배경을 현대 한국으로 재해석했다는 점과 화려한 무대 장치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가수들의 가창력과 명연기가 손색없던 공연이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세청, 홈플 대주주 MBK 세무조사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국세청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측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로 인지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기업회생신청)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 담당 부서가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맡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논란이 됐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역외 탈세 의혹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세무조사 결과 1000억원 규모의 역외탈세 혐의가 드러나 400억원 가까이를 추징 당했다. 지난해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역외탈세 의혹이 재차 제기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금에 의존해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점포 등을 팔아 인수대금을 상환하고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했다. 정작 홈플러스는 자금 압박에 빠져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면서 금융권과 업계 안팎에서 'MBK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오는 18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긴급현안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yym58@newspim.com osy75@newspim.com 2025-03-11 19:39
사진
전투기 민가 오폭 부대장 보직해임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은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 과정에서 지휘 관리와 감독이 미흡한 사실이 드러난 해당 부대 전대장과 대대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1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전투기 오폭사고 조사 과정에서 법령준수의무위반이 식별된 해당 부대 전대장(대령), 대대장(중령)을 11일부로 선(先)보직해임했다"고 전했다. 공군은 "조종사 2명에 대해서는 다음주 공중근무자 자격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전날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의 주원인이 조종사의 좌표 오입력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작전 수행 전 담당 조종사가 보고하는 실무장 계획서를 군 지휘부가 검토하는 내부 체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파악됐다고 밝혔다. 공군은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 과정에서 지휘 관리와 감독이 미흡한 사실이 드러난 해당 부대 전대장과 대대장을 보직 해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KF-16 오폭 사고 조사결과 중간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핌DB] parksj@newspim.com 2025-03-11 15:2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