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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연출 최치언 "1980년의 광주…윤리에 대한 각성"

기사입력 : 2017년09월11일 20:30

최종수정 : 2017년09월11일 20:30

[뉴스핌=황수정 기자]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세 친구를 통해 1980년 광주의 슬픔을 전하고자 했다."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광주의 비극 안에서 벌어지는 광주의 비극과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밑바닥 인생들의 좌충우돌을 통해 광주민주항생의 아프과 진실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날의 광주를 무겁고 진중하게 바라보는 대신 유쾌하게 풀어낸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에서 비껴선 개인들의 우스은 이야기는 오히려 그 너머의 사유할 것들을 안겨준다.

엉뚱하고 희극성 강한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사기범 세수와 타짜,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띨박은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친구 사이. 이들은 한탕 벌이를 위해 위장사고를 계획하지만 우연히 정부 기관원들과 얽히면서 보험금을 타내기는커녕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연출가 최치언은 "아이러니한 웃음이 작품의 포인트"라며 "세 친구가 사고보험금을 노리고 일을 꾸미지만 그 반대편의 인물들은 국민의 동의 없이 나라를 훔친 정부 기관원들이다. 어설픈 공갈 사기단이 첫 시도에서 하필이면 제일 센 공갈 사기단을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방 이후부터 신군부까지 그 정치권력을 거대한 공갈 사기단으로 본다. 국민들을 속이고 나중엔 무력으로 나라를 뺏은 거니까"라며 "한 마디로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을 패러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초연 때에는 없었던 세 친구의 과거 장면이 추가됐다. '현재'로 그려지는 1980년과 그들의 어린 시절인 '과거'가 교차하는 것. 20년 전, 문제아로 낙인찍힌 세 친구는 자신들을 아껴주었던 초등학교 선생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에 문병을 가려고 고향에 모인다. 그들은 '선생님께서 똑바로 살라고 꾸짖어 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최 연출은 "1980년 광주는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이면서,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것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적인 것이다"라며 "마지막에 도청에 들어가서 시민군들이 저항을 하고 항쟁을 하면서 죽는다. 이것은 윤리에 대한 각성이다.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과 너무 다른 삶을 사는 세 친구가 그걸 묻고자 선생님을 찾아가듯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지난 2008년 초연된 바 있다. 최 연출은 "가능성이 많은 희곡이라 생각해 꼭 다시 한 번 올리고 싶었다"고 재공연의 이유를 밝혔다.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에서 오는 21일부터 10월 1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상상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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