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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야당 강경화 반대에 밀어붙일지 타협할지 ‘깊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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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 강행하면 협치 깨져 추경 등 당면 문제 해결 어려워
탈락시켜도 ‘5대 비리’ 문제 재발 가능성에 고심
與, 야당 달래기 가속... “5대 비리 공약, 내려놓아야” 지적도

[뉴스핌=송의준·이윤애 기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야3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자 인사난국을 타개할 묘수를 찾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을 최대한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끝까지 거부할 경우 임명을 강행할지,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9일까지 18개 부처 중 6명의 장관 후보자만 발표한 상태다. 산적한 국내외 현안을 고려하면 후속인사에도 속도를 내야할 상황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인사청문회 출석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장관 임명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사실 이번 인사 지체는 문 대통령이 촉발한 측면도 있다. 대선공약으로 병역 기피와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을 ‘5대 비리’로 규정하고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로 임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가 강경화 후보자를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산적한 외교현안 때문이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과 다음 달 G20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북핵 등 외교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들이 쌓여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9일 오전 긴급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간곡히 요청했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강 후보자가 비 외무고시 출신으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평가, ‘적폐 청산’을 내걸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점도 청와대가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이 악질적인 것은 아니라는 경중의 문제도 감안하고 있다.

한편으론 강 후보자를 탈락시켜도 후임 인선 과정에서 또다시 5대 비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도 고민이다.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은 국회 의결이 필요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제외하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관계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야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강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여야 간 ‘협치’ 구도가 깨지면서 정부가 당장 추진 중인 일자리 추경이나 정보조직법 개정안 등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수가 120석밖에 안돼 적어도 40석을 보유한 국민의당의 지원이 없으면 각종 표결에 필요한 과반을 확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청와대가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문 대통령은 집권 초 빠른 조직체계 구축을 통해 안정적 국정운영이 필요한 상황에서 스스로 만든 '공직자 임용배제 5대 원칙'이란 덫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여권 일각에서 5대 비리 연루자를 배제하겠다는 공약이 원천적으로 잘못 됐다는 반성이 나오는 것도 문 대통령의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벽한 도덕성을 갖춘 역량 있는 인물을 발굴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냉정히 인정하고 도덕성보다는 자질을 더 보자는 주장이다.

야권을 달래기 위한 노력도 나오고 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9일 한 방송에서 “인사청문회를 장관이나 다른 중요 부처의 경우에도 임명 의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주장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논의하면서 이번에는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의당과 논의의 틀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선 일자리 추경 통과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다행히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지지도가 높은 상황이니 이를 바탕으로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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