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 '재벌개혁론자'
문 대통령의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사진)가 임명됐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
장 교수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일자리와 경제·사회 분야를 총괄한다. 문 대통령은 임명 배경에 대해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경제학 석학이자 실천 운동가"라며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직접 설명했다.
장 신임 실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 '재벌 개혁론자'로 꼽힌다. 하지만 급진적인 개혁보다는 주주자본주의를 통해 재벌의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벌 견제를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도 옮겼다. 2006년 일명 '장하성펀드'를 만들어 '오너 일가'의 전횡을 견제하는 등 적극적인 실천론자로 자리매김했다.
장 정책실장은 2006년 8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라는 이름을 달고 대한화섬 지분 5.15%를 취득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 라자드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지만, 실제로는 장 정책실장이 고문 자격으로 실질적인 운용을 맡아 '장하성 펀드'로 불렸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거나 돈을 쌓아두고도 배당에 인색한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영향력을 행사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었다.
주주총회 등에 적극 참석해 주주로서의 발언권을 높이고, 오너 일가의 부적절한 기업 운영 등을 지적하면서 그동안 관행으로 이어지던 부적절한 오너 일가의 기업 운영을 상당 부분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실장은 대표적인 '안철수 인사'로도 불린다. 2012년 대선 때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자 캠프에 합류한 이후 안 후보자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서도 안 캠프에서 조용히 자문 역할을 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안 캠프 인물'임에도 문 대통령이 장 신임 실장을 선임한 이유는 '재벌개혁'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에 이어 대선 때 상대편으로 맞선 캠프의 인사까지 중용한 것은 문 대통령의 재벌개혁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장 신임실장은 1953년 광주에서 출생해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뉴욕 주립대 경제학 석사, 펜실베니아주립대 와튼 경영대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를 얻은 다음에는 미국 휴스턴대 재무학과 교수, 워싱턴대 경영대학 객원 교수로 지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1997년 금융개혁위원회 자문위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