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글로벌 미술계 누비던 홍라희 관장 사퇴, 어떻게 봐야 하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홍라희 관장 <사진=뉴시스>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전격적인 사퇴였다. 중간에 3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22년간 삼성미술관 리움(Leeum)과 호암미술관을 이끌었던 홍라희 관장(72)이 지난 6일 돌연 사퇴했다. 삼성문화재단이 발표한 사퇴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일신상의 사유’. 재단 측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항이라 확실한 내용은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이 딱 한줄의 발표 때문에 사퇴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홍 관장은 지난 17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자 지인에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며 참담한 심정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 지인은 ‘이건희 회장이 3년째 병상에 있는 데다, 아들까지 구속됐으니 더 이상 관장직에 전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21세기형 삼성’으로 쇄신하려는 움직임 감지= 홍라희 관장의 사퇴에는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 해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사태를 맞은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는 등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고, 쇄신의 범위도 매우 대대적인 점이 홍 관장에겐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홍 관장은 국내 최대의 사립미술관이자 글로벌 무대에도 널리 알려진 Leeum에 큰 애정을 품고 ‘총디렉터’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이번의 폭풍과 ‘삼성 쇄신’이라는 엄청난 물꼬를 피해가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미술관 Leeum은 그룹 내 각 계열사의 지원과 협찬을 통해 전시, 작품수집이 이뤄지고 있어 미래전략실 해체는 미술관으로선 빨간 신호등이 켜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책임경영에 돌입했을 때부터 감지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개혁의 시급함을 피력하며, 불요불급한 부문은 축소하고 ‘미래 100년’을 설계하자고 천명했다. 이후 삼성생명 사옥이 부영에 매각되면서 사옥 내 미술관인 플라토가 폐관되는 등 Leeum은 축소체제로 돌입했다. 결국 매사에 무척 조심스런 성격인 홍 관장이, 일련의 사태 속에서 관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에 압박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영향력 큰‘마담 홍’=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의 홍라희 관장은 국내 미술계는 물론, 글로벌 미술계에서도 통(通)했던 인물이다. Leeum이 해외 유명 미술관및 박물관과 활발하게 교류해온 까닭에 국제 무대에서 ‘마담 홍’의 지명도는 꽤 높다. 세계가 알아주는 기업인 ‘삼성’의 안주인으로써, 또 삼성의 미술관을 이끄는 디렉터로써 ‘마담 홍’은 글로벌 뮤지엄 필드에서 두각을 보이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이다. 당분간 홍 관장처럼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영향력을 지닌 인물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 관장은 세계 정상급 미술관인 미국 뉴욕MoMA와 영국 런던의 테이트갤러리의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뉴욕 디아(Dia)아트센터와 베니스 팔라조그라시 뮤지엄 등의 보드 멤버(Board of Trustees)이다. 혁신적인 컬렉션과 기획전시로 명성이 높은 이들 뮤지엄과 홍 관장은 수년째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홍 관장은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미술전문매체 아트넷이 매년 선정하는 ‘세계 200대 컬렉터’에도 수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수집해온 까닭에 세계 유수의 아트딜러와 미술경매사들이 주목하는 슈퍼고객이기도 하다.

▶명성만큼 사건도 많았던 미술계 파워 1위= 홍라희 관장이 이끌어온 Leeum은 국보·보물을 포함한 고(古)미술품과 근현대 미술품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홍 관장은 그 중에서도 현대미술 부문을 주로 챙겨왔다. 고미술은 이건희 회장의 관심영역이었다.

이처럼 고미술과 근대, 현대미술을 동시에 아우르는 미술관은 해외에서도 유례가 거의 없다. Leeum을 찾은 세계 저명인사들은 “뭐, 별 것 있겠어”하는 마음으로 들어섰다가 나갈 때는 뻣뻣했던 고개를 숙이고, 감탄을 터뜨린다. 금융귀재 조지 소로스는 미술관 관람 후 “대단하다”며 찬사를 내놓았다. 제대로 된 사립미술관이 태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Leeum은 단연 돋보이는 미술관이다.

허나 명성이 높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이건희, 홍라희 부부는 2007년, 불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600억원대의 해외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문제가 됐던 작품 중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은 미술에 문외한인 이들의 시선도 잡아끌었다. 이 작품은 가고시안 화랑이 미국 컬렉터에게 판매해 현재 미국 땅에 있다.

또한 Leeum은 공공성 측면에서 미흡함이 지적되곤 한다. 재벌가 안주인으로 세간의 시선에 매우 신경을 쓰는 홍 관장은 Leeum을 다소 폐쇄적으로 운영해왔다. 공공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우아한 프라이빗 뮤지엄에 가깝다는 평도 그래서 나온다. 사적 취향에 충실한 미술관이라는 것.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유명작가 작품을 수집하고 있으나 미술관이 지향하는 방향과 컨셉이 명확치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유명작가의 트렌디한 작품을 명품쇼핑하듯 수집하기 보다는 미술관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맥락있게 작품을 수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화된 전시와 컬렉션을 선보일 때 경쟁력이 제고되고, 기업과 국민 또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홍 관장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은 홍 관장의 동생인 홍라영 총괄 부관장과 이준 부관장이 미술관을 이끌 예정이다. 미술관측은 4월 김환기 전 등 올해 예정된 전시는 원안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 관장의 사퇴는 미술시장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속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작품수집을 통해 국내 미술시장을 견인해왔던 오너 관장의 퇴진으로 시장은 동력을 잃고,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딜러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하성 애틀랜타 잔류…1년 2000만 달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이 다년계약 의지를 접고, 다시 한 번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섰던 그는 결국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닷컴과 현지 유력 매체들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000만 달러(약 294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하성의 1년 계약을 알리는 애틀랜타 홈페이지 그래픽. [사진=애틀랜타] 2025.12.16 zangpabo@newspim.com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이후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1년 후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고, 이후에도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으며 제 기량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9월 탬파베이에서 방출됐고, 유격수 보강이 필요했던 애틀랜타가 손을 내밀었다. 이적 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김하성은 시즌 전체 성적을 타율 0.234, 5홈런, 17타점으로 마무리했고, 애틀랜타 소속으로 뛴 24경기에서는 타율 0.253에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선택의 기로에 선 김하성은 2026시즌 연봉 16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행사했다. F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특급 유격수가 거의 나오지 않아, 애틀랜타를 포함한 여러 구단이 유격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김하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MLB닷컴 역시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김하성이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다년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결과는 1년 계약이었다. 복수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 측은 다년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평균 연봉과 보장 기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몸 상태와 수비는 이미 증명된 만큼, 한 시즌 더 건강하게 뛰고 다시 시장으로 나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장기 플랜을 팜 시스템과 병행해 설계하는 상황이라, 1년 고액 단기 계약으로 2026시즌 공백을 메우는 게 이해관계에 맞았다.​ 유격수 시장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별도의 트레이드 패키지 없이 단기 재계약으로 주전 유격수를 확보했다는 점은 애틀랜타 프런트의 가성비 있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알렉스 앤소폴로스 단장은 "우리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시절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은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많은 걸 갖춘 좋은 선수"라며 "이번 1년 계약이 우리 팀과 관계를 지속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추후 장기계약 가능성을 열어뒀음을 보여줬다. 결국 김하성의 선택은 지금보다 더 좋은 계약을 위한 1년짜리 베팅인 셈이다. 부상 리스크를 털고 건강하게 풀시즌을 치르면서 롱런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FA 세 번째 도전이 될 내년에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zangpabo@newspim.com 2025-12-16 11:38
사진
경찰, '통일교 의혹' 15시간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택과 의원실,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15시간 40분이 이날 0시 40분경 마무리됐다. 경찰은 전 의원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명품시계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밤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25.12.15 leehs@newspim.com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8~2020년 사이 현금 3000만~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를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에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의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금품도 받은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자택, 대한석탄공사 사장 집무실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이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금품 수수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지난 2018년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면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될 수 있다. 다만 뇌물수수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최대 15년으로 늘어나는데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까지 함께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다. 경기도 가평 경기도 통일교 천정궁과 통일교 서울본부, 통일교 산하단체 천주평화연합(UPF) 사무실,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접견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한 총재의 경우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 총재를 금품 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18년 무렵의 통일교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서 전현직 정치인에 금품을 전달한 시기인 2018년의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앞서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는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특검에서 넘겨받은 통일교 의혹 관련 자료가 부실해 경찰이 직접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특검은 넘겨줄 자료는 다 넘겨줬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내 파일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5일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정치권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경찰 압수수색이 15시간만에 끝났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휴대 전화 등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전재수 의원(전 해수부 장관)의 사무실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5.12.15 pangbin@newspim.com origin@newspim.com 2025-12-16 09: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