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감독, 배우 고수, 설경구, 강혜정(왼쪽부터)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 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뉴스핌=장주연 기자] 참신한 스토리와 색다른 연출, 올가을 지금껏 보지 못한 SF스릴러의 탄생을 알렸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루시드 드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준성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수, 설경구, 강혜정이 자리했다.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기억추적 SF 스릴러다.
이날 김준성 감독은 영화의 소재와 관련, “루시드 드림과 꿈이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고 재밌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작품이 준비된 게 많았는데 상업적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제작이 안 됐다. 저 역시 이 재밌는 소재로 어떻게 대중이 재밌게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실제 김준성 감독은 루시드 드림을 여러 번 경험해 봤다고. 김준성 감독은 “어릴 때부터 루시드 드림을 꿨다. 그게 꿈속에서 깬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어쩔 줄 모르는데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저는 항상 하늘을 날라본다. 이상한 소리로 들릴 수 있는데 진짜다. 쾌감이 느껴진다. 또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가위를 눌리는 것도 루시드 드림”이라고 밝혔다.
김준성 감독은 “루시드 드림 중에서도 자각몽과 공유몽 두 가지가 나온다. 자각몽의 경우 주인공의 기억으로 들어가는 거라 최대한 현실과 비슷한 연출을 했다. 반면 공유몽 같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야 해서 꿈이라는 느낌을 대중이 받아야 해서 꿈적인 요소로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고수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 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김준성 감독이 만들어 놓은 꿈과 현실을 오가는 타이틀롤 대호 역은 고수가 연기했다. 특히 고수는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하는 것은 물론, 몸무게 15kg 증량·감량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고수는 “대호가 싸움을 특별히 잘하는 인물이 아니라 악만 가지고 깡만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육체적으로 쇠약해졌을 거로 생각했다”면서도 “살은 결혼하면 저절로 찐다. 초반 모습은 평소 모습이다. 그리고 (체중 조절) 전문가는 설경구 선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설경구는 “예전 생각도 많이 났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니까 안쓰러웠다. 고수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저도 보고 깜짝 놀랐다. 몸이 좋은 사람이라 망가뜨리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며 “나중에는 현장 분위기가 별로 안 좋았다. (고수가) 그 살을 또 빼야 하니까 식사를 아예 못 먹었다. 해바라기 씨를 주식 먹는데 안쓰러웠다”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대호를 돕는 베테랑 형사 방섭을 연기, ‘공공의 적’(2002), ‘감시자들’(2013)에 이어 또 한 번 형사 역할을 소화했다. 설경구는 “이번 형사는 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다도 대호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사건에 애착을 갖고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때때로 부드러운 형사”라고 말했다.
대호의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 소현은 강혜정이 맡아 지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하지만 정작 강혜정은 “의학 드라마도 있고 하니까 쉽게 생각했다. 근데 일단 입에 안 붙는다. 저희가 구사하는 말과 떨어져 있다 보니까 어미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할 때 엉망이었다. 그래서 후시 때 감독님이 많이 잡아줬다. 그 부분에서 아쉬운 느낌이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배우 고수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루시드 드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다소 예민한 질문도 이어졌다. 먼저 ‘성폭행 논란’ 후 군 복무 중인 박유천의 분량 문제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박유천은 극중 대호를 돕는 히든 캐릭터로 활약했다.
김준성 감독은 “박유천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히든 캐릭터다. 시나리오대로 기획했고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다 영화에 담게 됐다”고 답했다. 박유천 때문에 개봉이 미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에는 “CG가 많아서 후반 작업이 길어졌다. CG뿐만 아니라 음악, 믹싱 등 때문에 스케줄 조율이 필요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늦어졌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100억짜리 영화가 쏟아지는 가운데 총 예산 59억으로 얼마나 완성도 있는 SF영화를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답을 이어갔다. 김준성 감독은 “말했듯이 CG가 많아서 턱없이 모자란 돈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근데 관객의 눈높이는 높아졌다. 자연스레 후반 작업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최선을 다해 관객의 눈높이를 맞췄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김준성 감독은 “어쨌든 저희 영화가 SF적 요소가 있지만, 이건 아버지가 아이를 찾는 내용이다. 드라마가 더 돋보이는 거라 감정이 더 중점이 됐다. 그렇게 보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루시드 드림’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